‘국제시장’ 빛나는 조연 오달수 누적 관객 1억 돌파 눈앞

입력 2014-12-29 17:44
극중 베트남 전쟁에 참가한 오달수(왼쪽)가 친구 황정민과 얘기를 나누며 포즈를 취하는 모습.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빛나는 조연’ 오달수(46)는 한 번 보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캐릭터다. 보기만 해도 킥킥 웃음 나게 하는 코믹한 얼굴과 코 옆에 있는 커다란 점이 트레이드마크다. 약방의 감초 같은 배역으로 재미를 선사하는 그가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1억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990년 극단 ‘연희단거리패’에 입단해 연기생활을 시작한 그는 2002년 ‘해적 디스코왕 되다’로 영화에 데뷔한 이후 올해 ‘국제시장’까지 총 39편에 출연했다. ‘국제시장’ 이전까지 출연한 영화의 누적 관객은 9360만이다. 1000만을 돌파한 작품만 2012년 ‘도둑들’(1298만), 2013년 ‘7번방의 선물’(1281만), 2014년 ‘변호인’(1137만) 등 3편이다. ‘국제시장’도 28일 현재 428만을 기록해 명실상부 최고의 흥행배우로 등극했다.

‘도둑들’에서는 소심한 총잡이 도둑 앤드류 역으로 개성 넘치는 코믹 연기를 선사했다. ‘7번방의 선물’에서는 방장 소양호로, ‘변호인’에서는 사무장 동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실제 영화에 출연하지 않아 누적 관객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2006년 당시 역대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갈아 치운 ‘괴물’에서 섬뜩한 괴물 목소리로 긴장감을 불어넣기도 했다.

누적 관객 1억 돌파까지는 이제 212만이 남았다. ‘국제시장’이 주말에는 50만 안팎을 모으고 평일에도 30만 정도를 기록 중이어서 이르면 이번 주에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가히 ‘국가대표 흥행 보증수표’라고 할 만하다.

‘국제시장’에서 어린 시절 부산으로 피란 온 덕수와 평생을 함께하는 친구 달구 역을 맡은 그는 이역만리 서독에 파독광부로, 전쟁이 한창이던 베트남에는 수송노동자로 동분서주하며 황정민과 환상의 콤비 호흡을 펼쳤다. 윤제균 감독이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오달수를 염두에 두고 배역 이름을 달구로 지었다고 한다.

뺀질뺀질한 이미지로 너스레를 떨다가 의뭉스런 웃음을 날리는 것은 오달수의 전매특허다. ‘국제시장’에서는 파독광부 위로잔치에서 온몸으로 댄스를 추는 모습과 이때 간호원 기숙사의 사감을 유혹하다 오히려 당한 후 “엄마~”하고 훌쩍거리는 장면이 압권이다. 흥행 제조기의 다양한 연기변신은 끊임없이 땀 흘리는 노력 덕분이다.

그의 흥행기록 도전은 내년에도 계속된다. 광역수사대 형사들의 얘기를 다룬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에서 오 팀장을 연기하고 조선시대 제일의 명탐정 콤비를 다룬 ‘조선 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에서는 서필 역으로 김명민과 호흡을 맞춘다. 또 1930년대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암살 프로젝트를 그린 ‘암살’에서는 하와이 피스톨(하정우)의 오른팔 포마드 역을 맡았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