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교황 미생… 문화선교연구원, 정치·문화·기독교계 올 10대 이슈 선정

입력 2014-12-29 14:59
세월호 침몰 참사가 문화선교연구원이 선정한 올해 정치와 문화, 기독교계 등 10개 분야에서 주목받은 이슈로 프란치스코 교황과 미생 등과 함께 선정됐다. 사진=해양경찰청 제공

문화선교연구원(문선연·원장 임성빈 교수)은 29일 2014년 한 해 국내 정치와 문화, 기독교계 등 10개 분야에서 주목받은 이슈를 선정해 발표했다. 문선연은 특히 세월호 참사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사회의 주요 담론을 형성했다고 평가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문선연은 “그동안 경제성장이라는 구호 아래 감춰져 있던 한국 사회의 민낯을 낱낱이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며 “난제를 해결하기에 역부족인 국가 시스템과 리더십, 윤리의식의 부재를 여실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월호의 실소유주가 구원파 교주 유병언으로 드러나면서 개신교의 한 분파로 구원파를 인식한 일반 대중들에게 기독교에 대한 반감을 고착화시키기도 했다”며 “이로 인해 한국교회는 이단문제와 물신숭배로 인한 신앙의 왜곡을 유의하고, 기독교 신앙의 본질과 믿음, 희생과 정의 등의 가치가 사회에 뿌리 내리도록 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대해서는 “방한 기간 동안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고 장애인과 새터민, 세월호 유가족 등과 만나며 ‘고통 앞에 중립을 지킬 수 없다’는 말을 했다”며 “이는 복음에 대한 일관성과 진정성 있는 열정에 대한 강력한 울림을 개신교에 주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기독교 분야 이슈로 꼽힌 동성애 논쟁에 대해서는 “교회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피조세계의 질서 보존이라는 대원칙 하에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재로서 인간 존엄성을 지키는 일에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면밀한 신학적 응답을 준비할 때”라고 당부했다.

정치 분야의 이슈로는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낙마를 꼽았다. 문선연은 “그가 한국의 역사를 해석하며 ‘하나님의 뜻’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 한국교회는 또 다른 논쟁에 휩싸였다”며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신앙고백은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과 동떨어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앙은 우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와 절대로 괴리돼서는 안 된다”며 “한국교회는 역사 해석을 할 때 객관적 입장을 고수해야 하며 ‘하나님의 뜻’이라는 용어는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방송 분야에서는 tvn의 드라마 ‘미생’의 열풍이, 영화 분야에서는 ‘명량’의 흥행이 선정됐다. 문선연은 “미생은 학력 등 이른바 스펙의 벽과 내부고발자에 대한 비난, 직장 내 인턴·계약직 차별과 여성 직장인의 비애 등 생존 경쟁에 내몰린 사회인들의 애환을 현실적으로 그리며 큰 공감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리더십이 부재한 가운데 이순신 장군과 같은 살신성인의 리더십을 보인 영웅적 지도자를 그리워하는 정서가 명량의 흥행요소”라며 “이제는 영웅적 지도자를 기다리기보다는 성숙한 시민사회를 구현해 시민의 정치를 더욱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