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심해지는 척추관협착증, 효과적인 예방·치료법

입력 2014-12-29 13:58

매서운 추위가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계절이다. 이처럼 기온이 뚝 떨어지고 강한 바람이 불어 더욱 춥게 느껴지는 겨울철에는 몸의 움직임이 둔해지고 야외활동도 줄어들어 근육 및 인대가 굳고 척추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지며 혈액순환 장애가 찾아온다.

근력이 떨어지고 골다공증으로 인해 뼈가 약해진 노년층은 추운 겨울이 되면 척추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평소 노인성 척추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요즘 같은 겨울에 더욱 증세가 악화될 수 있어 건강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 주위 조직이 비대해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척수신경이 눌려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이다. 선천적으로 신경관이 좁은 경우 척추관협착증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은 노화나 잘못된 자세 등에 의해 관절이나 인대 등의 척추관절 부위가 비후해져 발생한다. 주로 4번과 5번 척추 사이에서 발생한다.

20~50대에 주로 발생하는 추간판탈출증(허리 디스크)과 달리 척추관협착증은 40대에 시작해서 50~70대에 점차 심해지며, 전체 환자의 90%가 50대 이상일 만큼 노년층에서 아주 흔한 질환이다. 젊은 사람은 강한 근육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력이나 외부 압력에 척추보다 근육이 압력을 많이 받는 반면 근력이 떨어지는 노년층은 척추가 압력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증상은 허리 통증으로 시작해 엉덩이와 허벅지가 당기고 점차적으로 무릎 아래에서 발바닥까지 저리고 시리게 된다. 걸을 때 엉덩이에서 다리까지 터질 듯한 심한 통증을 느끼고 잠시앉아 쉬면 통증이 줄어들기 때문에 걷고 쉬는 것을 반복하게 된다.

증세가 아주 심한경우 첫 걸음을 뗄 때부터 다리가 저리고 터질 듯한 통증으로 움직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특히 허리를 뒤로 젖히면 통증이 심해져 걸을 때 자신도 모르게 몸을 앞으로 구부리고 걷게 된다.

초기에는 허리 근육을 강화하면서 풀어주는 자세 교정이나 스트레칭 등 물리치료로 증상을 개선한다. 필요에 따라 신경 경막외 주사 등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이러한 보존적 방법에 반응이 없으면 신경성형술, 풍선확장술, 레이저시술, 내시경시술 등 비수술적 방법을 활용해 치료한다. 심한 경우 협착이 생긴 부위에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를 넓혀주는 미세 현미경하 척추관감압술 등으로 문제되는 부위의 뼈를 잘라내는 수술을 시행한다.

척추관협착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를 비틀거나 구부리는 동작은 삼가고,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다리를 굽혀물건을 잡은 후 다리 힘을 이용해 물건을 들어올리거나 옮겨야 한다.

평소 체중조절이 반드시 필요하고, 수영, 자전거타기, 가벼운 걷기 등 허리근육 강화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무거운 것을 드는 운동이나 조깅, 골프 등 척추관절에 하중을 증가시키는 운동은 척추관협착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군포병원 척추클리닉 최양문 과장은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다리와 허리에 통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디스크와 혼동하기 쉽고, 또 나이든 노년층의 경우 수술에 대한 부담 때문에 치료를 꺼리는 경우가 있다”며 “치료를 방치해 증상이 악화될 경우 보행에 어려움을 겪고, 아주 심할 경우 감각 마비나 대소변 장애가 생길 수 있으므로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 클리닉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