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아닙니다. 간호조무사가 한 일이라고요.”
강남 성형외과 수술실 생일파티 사진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진을 SNS에 올린 사람이 간호조무사라며 간호조무사 전체를 비하하는 글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습니다. 급기야 예전에 인터넷에 떠돌았던 간호조무사 블랙리스트 사진이 다시 회자되고 있네요. 풉, 그게 어떻게 간호조무사만의 문제입니까. 현장에 있던 의료진 전체의 문제죠. 29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전날 국민일보 김동우 기자의 단독기사로 불거진 성형외과 수술실 생일파티 사진 파문은 밤새도록 인터넷을 강타했습니다. 사진에는 수술대에 누워있는 환자 앞에서 촛불을 켠 케이크를 들고 있는 의료진, 수술실에서 햄버거와 삶은 계란을 먹거나 환자 가슴에 삽입할 보형물을 들고 장난스러운 포즈를 취하는 의료진 등이 포착돼 있습니다.
이 사진은 해당 성형외과에서 근무한다는 간호조무사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던 것입니다.
사진이 오르자 인터넷에서는 해당 성형외과와 의료진을 비난하는 의견이 빗발쳤는데요. 그 중에서는 특히 간호조무사를 비난하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무개념 간호조무사들이 항상 이런 짓을 벌인다니까. 한심하다.”
“대학을 꼬박 다녀서 간호사가 되는데, 엉터리 간호조무사들이 간호사 위상을 깎아 내린다.”
일부 네티즌들은 지난 6월 인터넷을 강타한 ‘치과 간호조무사 블랙리스트’ 사진을 퍼 나르고 있습니다. 문제의 블랙리스트 사진에는 치과에서 근무했던 위생사 및 조무사의 실명과 나이, 학력, 경력, 거주지는 물론 블랙리스트로 오른 사유 등이 기재돼 있습니다.
이 리스트는 특히 적나라한 사유로 눈길을 끌었는데요. ‘뚱뚱하고 못생김’ ‘원장 협박’ ‘무단퇴사’ ‘밤에 술집 일함’ ‘미혼이라 속임’ ‘싸가지 없음’ ‘허접실력 말대꾸’ ‘직원 이간질’ ‘O망마니 난동’ ‘횡령’ 등이 적혀 있었습니다.
리스트에 거론된 직원들의 문제점을 누군가 취합해 정리해둔 문서겠죠.
어쨌든 이 블랙리스트까지 다시 나올 정도로 간호조무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데요. 하지만 간호조무사의 문제로 봐선 안 된다는 의견이 높습니다. 간호조무사가 비록 사진을 공개하긴 했지만 간호조무사 혼자 찍은 사진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을 간호조무사의 문제로 치부해선 안 됩니다. 함께 찍고 용인해준 의료진 전체의 문제입니다. 그것도 서울 한복판 잘 나가는 성형외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의료진 전체가 반성하길 바랍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뚱뚱하고 협박” 다시 나온 간호조무사 블랙리스트 유감…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4-12-29 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