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실종된 에어아시아 여객기에 탑승한 것으로 확인된 박성범(37) 선교사를 파송한 전남 여수제일교회는 이날 오후 1시30분쯤 현지 선교 관계자로부터 사고 소식을 접하고 충격에 빠졌다.
교회 측은 오후예배 후 3시30분부터 김성철 담임목사를 비롯해 목회자들과 선교부, 대학생·청년 등 100여명이 모여 박 선교사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기도회를 열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교회 신도들도 밤 기도회에 참석하기 위해 교회에 속속 모여들었다.
교회는 침통함 속에서도 오문식 장로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사고 수습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비상대책위원회는 29일 선교단체와 함께 후속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인 김종헌 부목사는 “박 선교사는 평신도 선교사로서 현지에서 접촉할 수 있는 가난한 이웃 등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활동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선교위원회와 비상대책위를 주축으로 신도들과 더불어 선교사의 가정을 위로하고 사고 수습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선교사는 중·고교 시절부터 여수제일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해왔다. IT 분야에 재능이 많아 프로그램 개발, 홈페이지 제작 등의 봉사활동을 많이 했다고 한다. 신도들은 “박 선교사가 어렸을 때부터 교회를 다니면서 정말 신앙심이 투철하고 생각이 깊은 사람이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 교회 최홍구 안수집사는 “박 선교사는 성격이 활달하고 다른 신도들과 잘 어울리고 소통에 뛰어났다”며 “깊은 신앙심으로 선교에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무사하게 귀환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박 선교사는 2003년 순천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한 뒤 곧바로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해외봉사단에 지원했다. 2004~2006년 코이카 단원으로 캄보디아에 파견돼 왕립 프놈펜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쳤다. 박종민 코이카 월드프렌즈 총괄팀장은 “성실하게 근무하고 가욋일도 마다 않으며 열심히 봉사했던 단원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박 선교사는 당시 캄보디아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기 위해 현지어를 익혔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캄보디아 선교에 뛰어들었고, 4년8개월간의 동남아 선교 경험을 토대로 다시 인도네시아 선교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했다.
박 선교사는 캄보디아에서 사역하다 2년 전 안식년을 얻어 귀국했다. 그때 부인 이경화(36)씨와 결혼해 딸 유나(11개월)양을 낳았다. 이후 이슬람권 전문 선교단체를 통해 선교훈련을 받았고 이 단체의 총무간사를 지내다 인도네시아 선교 요청을 받아 지난달 1일 가족과 함께 인도네시아로 떠났다.
교회 관계자는 “이슬람권인 인도네시아에선 선교사 비자를 받을 수 없어 관광비자로 체류해온 박 선교사가 비자를 갱신하려고 싱가포르로 가면서 교회 선교부 간사에게 이메일로 선교편지를 보내왔다”고 전했다.
신상목 기자, 여수=김영균 기자
[말레이 여객기 또 실종] 실종 박성범 선교사, 신실하고 IT 등 재능 많아 다양한 봉사활동
입력 2014-12-28 23:27 수정 2014-12-28 2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