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실종된 에어아시아 QZ8501편 여객기는 수라바야에서 이륙한지 42분 만에 기상악화를 이유로 고도를 올리겠다고 자카르타 관제탑에 요청한 뒤 항로를 변경했다. 그리고 6분후 교신이 두절됐다.
복수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인도네시아 수라바야를 출발해 싱가포르로 향하다 실종된 말레이시아 국적 에어아시아 QZ8501편은 오전 6시17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섬 인근 자바해 상공에서 관제탑에 기상악화를 이유로 관제탑에 고도를 3만8000피트(1만1582m)로 상승하게 해 줄 것을 요청했다. QZ8501의 고도상승은 비정상적인 경로 변경이었지만 이 항공기의 연료는 4시간30분가량 비행을 더 해도 가능할 만큼 넉넉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6분 후 관제탑과 연락이 두절된 채 레이더에서 사라진 이 비행기는 착륙예정시간을 10시간을 넘긴 시간까지 행적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시 기상 상황등에 비춰볼 때 기상악화로 인한 추락 사고의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일간 콤파스 신문은 실종기가 인도네시아 자바섬과 수마트라섬 사이에 위치한 벨리퉁섬 인근에 추락했을 것으로 추정, 보도했다. 기상 전문 매체인 어스언컷TV는 실종 당시 기상상황을 찍은 위성사진을 근거로 수라바야 북쪽 해상에서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력한 폭풍우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공군과 해군 및 민간 항공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싱가포르 공군도 C-130 수송기 2대와 군병력을 수색작업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포스트는 구조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구조팀이 벨리퉁섬 인근 80~100마일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사건 발생 초기에는 납치 등 테러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하지만 사고기의 연료상황 등을 고려할 때 비행가능 시간 이후의 행적에 대한 정보가 없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추락한 QZ8501편에는 30대 부부와 이들의 자녀로 추정되는 한국인 3명이 탑승했다. 에어아시아측에서 공개한 탑승객 명단 중 박모씨와 동반 탑승한 유아 박모양, 이모씨 등이 한국 국적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이들 가족이 최근 두 달 전쯤 현지 체류 목적으로 인도네시아로 향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가족의 싱가포르 행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현지에서 여행 목적으로 탑승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 정부는 사고지역으로 주인도네시아 대사관 인력을 급파하고 수색 작업에 군 초계기 등을 파견해 적극 지원하는 방향을 추진 중이다. 탑승객 명단에는 이들 이외에 한국인으로 보이는 2명의 이름이 추가 포함돼 있어 국적은 다르지만 동포 피해는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어아시아측이 자사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업데이트하고 있는 사고 관련 정보에 따르면 사고 당시 QZ8501기를 운행한 기장은 비행시간이 6100시간에 달하는 베테랑으로 전해졌다. 사고기에 대한 최근 보수 작업은 지난달 16일 이뤄졌다고 에어아시아는 밝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말레이機 실종] 이륙 42분 만에 기상악화로 항로변경…한국인 탑승가족 두 달전 印尼로
입력 2014-12-28 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