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이 인터넷망 훼방”…사이트 엿새째 불안

입력 2014-12-28 17:42

북한의 주요 인터넷 사이트들이 28일 엿새째 접속 불량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이번 인터넷망 불통 사태가 미국의 해킹 보복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며 미국을 배후로 지목했다.

이날 대외 선전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와 ‘류경’, ‘려명’, ‘조선의오늘’, ‘우리민족강당’ 웹사이트는 모두 접속이 불가능했다. 반면 공식 매체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정상적으로 접속이 이뤄지고 있거 콘텐츠도 시시각각 업데이트되고 있다.

우리민족끼리를 비롯해 ‘다운’ 상태인 웹사이트들은 모두 중국 선양(瀋陽)과 단둥(丹東)에 서버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 있는 서버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독일 베를린에 서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대외용 포털사이트 ‘내나라’도 접속이 되다 안되다를 반복하고 있다.

이들 북한 주요 매체들의 웹사이트 접속이 불안정해진 것은 지난 23일 새벽부터다. 당시 북한 공식 도메인 ‘.kp’를 사용하는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뿐 아니라 우리민족끼리처럼 ‘.com’도메인을 쓰는 웹사이트까지 일제히 다운됐다. 박문우 한국정보화진흥원 수석연구원은 “지난 23일 북한 웹사이트들이 일제히 다운된 것은 북한이 사이버 공격을 앞두고 내부 점검을 했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접속 불안정은 해킹의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미국 정부가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이른바 ‘NCND를 고수하고 있다. 북한은 인터넷 다운 사태 5일째인 27일 공개적으로 미국을 배후로 지목했다.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은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이 마치 코흘리개들의 술래잡기 놀음이나 하듯 우리 공화국 주요 언론매체들의 인터넷 가동에 훼방을 놀기 시작했다”고 비난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