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명품아파트와 일반아파트의 차이’라는 제목의 글이 사진들과 함께 올라왔다.
글쓴이는 서울 방학동의 한 아파트 단지 엘리베이터 안에 2012년 9월 붙었던 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장 명의의 글을 사진으로 찍어 올렸다.
이 글은 “장애인 시설물 설치시 아래와 같이 문제점들이 발생할 수 있어 주민들의 반대 서명을 받고자 하니 각 세대에 통·반장 및 경비원 방문시 서명날인 부탁드린다”로 시작하고 있다.
그러면서 장애인 시설물 설치시 당 아파트 집값 하락이 대두될 수 있고, 현재 롯데마트 옆과 뒤편의 차량통행이 복잡하여 항상 사고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적고 있다.
또 장애인 출입이 과다하여 사고 위험이 현저하게 증가될 수 있고, 구청 앞에서 집회시위하는 장애인단체들을 보면서 우리는 절대로 그런 시설이 보통 사람들이 사는 곳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글을 맺었다.
글 아래에는 ‘방학 명품 E.S.A 1단지 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장’이라는 직인이 찍혀 있다.
이 사진을 올린 네티즌은 “과연...명품 아파트다운 공지사항. 보통 사람들이 살고 계시군요.”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아래에는 ‘그리고 이건 일반아파트 엘리베이터의 공지사항’이란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에는 맞춤법도 틀리는 꼬마가 “저희 OOO호로 새로 이사왔어요”라며 색색깔로 적어넣은 표지가 붙어있다.
이 표지에는 “멋진 아빠랑 예쁜 엄마랑 착하고 깜찍한 나 준희 귀여운 여동생”이라고 가족소개를 하며 “잘 지내봐요. 세해 복 만이 바드세요. OOO호 준희 올림”이라고 적혀있다.
표지 주변에는 “아~이사오셨군요. 정말 반갑습니다. 축하드리고 가족 모두 건강하게 행복하게 사세요. OOO호” “OOO호 꼬마도 메리크리스마스. 새해 복 많이 받으렴.” “주니야~정말 반갑고 떡 맛있게 잘 먹었음^^ 크리스마스 즐겁게 보내고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렴. OOO호” “준희야 창의성이 뛰어나. 떡 맛있게 잘 먹었다. OOO호” 등의 메모지가 덕지덕지 붙어있다.
12층에 이사온 아이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이사왔다고 공지를 올리자 같은 동에 사는 주민들이 하나둘씩 환영인사를 붙이기 시작한 것이다.
한 주민은 “준희야! 네 덕분에 다시 한번 더 아름다운 세상을 보는구나. 떡 잘 먹었어. 너희 가족을 진심으로 환영해. OOO호 아저씨”라고 쓰인 메모지를 붙였고 또 다른 주민은 “준희야, 너 덕분에 이 아파트안이 훈훈해지는 걸 느낀다. 고마워.”라고 글을 남겼다.
또 한 메모지에는 “7살인 준희가 자기 글에 달린 답장을 보고 아주 많이 신나했어요! 고맙습니다.^^”라는 준희 엄마의 글이 쓰여져 있다.
이 사진을 올린 네티즌은 “마음씨가 명품인 아파트인 것같습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이 글과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와 훈훈해” “저 편지 같은 거 찡하다” “추운 겨울에 마음 따뜻해진다”며 폭풍감동하고 있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