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룡호 외국인 생존 선원 6명, 시신 21구 부산 도착

입력 2014-12-26 14:33 수정 2014-12-26 14:34
지난 1일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조업 중 침몰한 사조산업 501오룡호(선장 김계환·1753t)의 외국인 생존 선원과 시신이 부산에 도착했다. 이에 따라 사고 원인에 대한 본격 조사가 시작됐다.

러시아 어획물 운반선 오딘호(5292t)는 26일 오전 10시30분쯤 생존 선원 6명(필리핀 3명, 인도네시아 3명)과 시신 21구를 싣고 부산 감천항에 입항했다.

그러나 사고 해역에서 수습된 한국인 선원 6명의 시신은 사고현장에서 수색 작업 중인 96오양호에 실려 있는 상태로, 사실상 수색작업이 종료되는 이달 말쯤 국내로 송환될 예정이다.

이날 배가 접안하자 생존 선원 6명이 내려 세관·출입국·검역절차를 받고 나왔다. 외국인 선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서로 손을 잡고 나왔다.

출입국장을 빠져나온 생존자는 와스타라 나랸토 빈(26), 하리오노 테구(44), 완토(37) 등 인도네시아인 3명과 알베세라 로웰(31), 파란게 테디 주니어(32), 사베이 미콜(40) 등 필리핀인 3명이다. 21구의 시신은 인도네시아인 14명, 필리핀인 5명이며 2구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기자들이 생존자들에게 사고 상황과 몸 상태 등에 대해 물었지만 선원들은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외국인 선원 입항현장에는 오룡호 한국인 선원의 가족들도 나왔다.

생존 선원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한 한국인 선원 가족이 “(실종된) 우리 애 아빠 아느냐? 제발 어떻게 됐는지 말 좀 해 달라”며 오열했다.

선원들은 하선 직후 건강검진을 받으려고 부산 영도구에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건강검진을 마친 선원들은 27일부터 이틀 동안 참고인 신분으로 부산해양경비안전서에서 침몰 상황과 탈출 경위 등에 대해 조사받는다.

이현철(경감) 부산해양경비안전서 오룡호 수사전담팀장은 “퇴선이 왜 늦어졌는지와 오룡호 침몰 당시 상황 등 선원 가족이 궁금해 하는 점을 위주로 수사하겠다”며 “30일쯤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또 “오룡호가 할당받은 어획량을 다 채웠는데도 타 선사로부터 받은 물량을 채우기 위해 회사로부터 추가 조업 지시를 받았는지 여부도 조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수사전담팀은 빠른 수사진행을 위해 인도네시아어와 영어에 능통한 통역관 6명을 대기시켜 놓은 상태다. 숨진 선원들의 시신은 검시와 신원 확인절차를 거쳐 문제가 없으면 해당 국가 대사관으로 인계된다.

오룡호 침몰 원인에 관해 결정적인 진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러시아 감독관에 대한 조사도 시작됐다.

부산해양서와 부산해양안전심판원 관계자 3명은 오룡호에 타고 있다가 구조된 러시아 감독관을 조사하려고 24일 출국했다.

이들은 러시아 캄차츠키항에서 감독관을 상대로 오룡호 침몰경위와 탈출과정 등을 조사한다.

부산해양서 수사전담팀 관계자는 “생존 선원들과 러시아 감독관 조사를 통해 침몰 원인뿐만 아니라 당시 실종 선원들이 선내에 남아 있었는지, 탈출했는지 여부도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