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의 한 소녀가 부모의 손에 이끌려 자살 공격에 나선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몸에 폭발물을 두른 채 체포된 14세 나이지리아 소녀는 “부모가 자살공격에 지원하도록 했다”고 고백했다고 AFP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름이 자흐라우 바방기다로 확인된 이 소녀는 지난 10일 나이지리아 북부 카노의 한 시장에서 10명을 숨지게 한 연쇄 자살폭탄테러 사건 직후 체포됐다. 당시 연속적인 폭발로 31명이 사망했다.
언론에 공개된 바방기다는 보코하람이 어떻게 자살폭탄 공격에 가담토록 강요했는지 경위를 상세히 진술했다.
바방기다는 보코하람 동조자인 자신의 아버지가 카노 주에 있는 지단자나 마을 근처 숲에 있는 보코하람 은신처로 자신을 데려갔다고 말했다.
반군조직 두목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자살폭탄이 무엇인지 아느냐? 그것을 할 수 있느냐?"라고 물었으며 "아니오"라고 대답하자 그는 "그것을 해내면 천국에 갈 것"이라고 회유했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래도 "아니요. 나는 할 수 없어요"라고 말하자, 반군들은 "죽이거나 감금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바방기다는 말했다.
죽음의 위협에 직면한 바방기다는 결국 그 공격에 가담하는데 동의했지만 "그렇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며칠 후 바방기다는 다른 3명의 소녀와 함께 폭발물을 착용한 채 알 수 없는 남자들에 의해 칸틴 크와리 시장으로 보내졌다.
그러나 바방기다는 다른 소녀 1명이 폭탄을 폭발시킬 때 부상, 도망가다 결국 카노 외곽에 있는 한 병원에 옮겨져 폭발물 소지사실이 발견됐다.
경찰은 바방기다의 증언이 지난 10일 자살 폭탄 공격의 배후에 있는 자들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최근 보코하람은 소녀와 여성을 사용한 자폭 공격의 빈도를 늘리고 있다.
한편 보코하람은 지난 4월 여학생 200여명을 집단납치한 뒤 이들을 강제로 개종하고 결혼까지 시켜 국제사회의 공분을 샀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나이지리아 자살 폭탄 소녀 전격 고백…아버지 손에 이끌려 “헉”
입력 2014-12-26 0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