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케빈이 썰매를 타고 집 계단을 내려가는 장면 기억나시나요?
빨간 목도리를 야무지게 두르고 썰매를 출발하는 케빈은 사실 문이 아니라 벽을 향해 돌진했답니다. 계단의 끝에는 문이 아니라 벽이 가로 막고 있었거든요.
케빈의 썰매는 다행히(?) 문을 통해 밖으로 튀어나가는데요. 여기서 잠깐. 썰매를 타고 공중부양하거나 벽장에 매달려 있다가 떨어지는 등의 위험한 장면은 맥컬리 컬킨이 아니라 스턴트맨이 대신 촬영했다고 합니다. 당시 아홉 살이었던 컬킨과 몸집이 비슷한 30세의 스턴트맨이었다고 하네요.
② 케빈이 멍하니 길을 걷다가 도둑들의 차에 부딪힐 뻔한 장면에도 비밀이 있습니다
케빈의 코앞에서 차가 멈춰서는 이 장면은 실제로 촬영하기에 매우 위험하죠. 그래서 제작진은 케빈 앞에서 차를 세워놓고 후진을 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영화에는 ‘되감기’를 적용했고요. 그래서인지 케빈의 목도리는 차가 뒤로 갈 때의 방향으로 휘날린답니다.
③ 까메오로 출연한 고(故) 존 캔디는 하루 만에 그의 촬영 분을 끝냈습니다
무려 23시간 동안 촬영이 진행됐고 그의 대사는 대부분 애드리브였다고 하네요.
④ 키 작은 도둑이었던 조 페쉬는 연기에 너무 몰입하고 말았습니다
케빈에게 손가락을 물어 뜯어버리겠다고 위협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 실제로 케빈의 손가락에는 잇자국이 남았습니다.
⑤ 영화 속에서 세상을 하얗게 물들인 함박눈의 정체는 뭘까요?
바로 감자입니다. 크리스마스 영화인 ‘나홀로 집에’에 눈 내리는 장면이 빠질 수 없죠. 영화가 제작되던 시기에는 가짜 눈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나봅니다. 얇게 썬 감자들을 눈처럼 뿌렸다는데요. 케빈의 집과 마당을 뒤덮은 눈들은 시간이 지나자 짓뭉개져 노랗게 변했다고 합니다. 으….
⑥ 케빈은 형 버즈가 숨겨놓은 짐 속에서 여자친구의 사진을 발견하고 이렇게 말합니다. “버즈 여자 친구구나, 우엑!”
그런데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은 여자아이의 외모를 가지고 놀리는 게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여자아이가 아닌 남자아이의 사진을 사용하기로 했죠. 물론 여자아이처럼 분장시켜서요.
⑦ 케빈이 키 큰 도둑 마브의 얼굴 위에 올려놓은 거미는 진짜 살아있는 타란튤라였습니다
마브역을 맡은 대니얼 스턴은 이 장면에 동의하는 대신 ‘반드시 단 한 번에 끝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고 하네요.
⑧ 마브에 관한 재밌는 사실이 하나 더 있습니다. 맨 발로 눈을 걷는 장면에서 그는 고무로 만들어진 가짜 발을 신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동상에 걸릴 걱정은 덜었는데요. 마브의 난관은 계속됩니다. 창문을 통해서 케빈 집에 침입하다 케빈이 깔아놓은 유리 장식들을 밟는 장면은 맨발로 촬영할 수밖에 없었죠. 이 유리 장식들은 사탕으로 만든 가짜였지만 아픈 건 마찬가지였겠죠?
⑨ ‘나홀로 집에’는 1990년 11월 16일 미국에서 개봉해 무려 12주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영화 제작비는 1800만 달러에 불과했는데요
당시 콜럼버스 감독은 돈이 부족해 특수효과 담당자를 따로 고용했습니다. 케빈이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시카고에 있는 자신의 어머니의 집 지하실에서 작업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마브가 BB탄 총에 맞는 장면도 손으로 그린 효과라고 알려져 화제를 모았는데요. 당시에는 꽤 수준 높은 작업이었지만 케빈은 프레임 별로 600달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나홀로 집에’는 4억 7000만 달러에 가까운 수익을 거뒀습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