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테러도 오늘만은…’

입력 2014-12-25 12:17
한 순례자가 23일 베들레헴 예수탄생교회 안에서 촛불을 밝히고 있다. ⓒAFP BBNews=News1
베들레헴 광장에 세워진 성탄트리를 꾸미는 모습. ⓒAFP BBNews=News1
아프가니스탄 카불 시내의 상점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파는 모습. ⓒAFP BBNews=News1
테러와 내전에 시달리는 세계 곳곳에도 크리스마스의 기쁨은 잦아들었다.

로이터통신은 24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기독교인들이 폭탄 공격에 대비한 방폭벽으로 둘러싸인 한 교회에서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에 성탄 전야 예배를 올렸다고 보도했다.

참석자들은 제2의 도시 모술, 북부 쿠르드족 거주지역 등에서 IS를 피해 난민 신세가 된 수천 명의 이라크 기독교인들을 위해 기도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영국과 독일 군인들의 ‘크리스마스 휴전 축구’가 재현됐다.

이들은 수도 카불 인근의 한 모래밭에서 축구를 하며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간접 경험했다. ‘크리스마스 휴전 축구’는 제1차 세계대전 중이던 1914년 당시 성탄절 전야와 성탄절 이틀 동안 잠정 휴전이 합의되자 양국 군인들은 상대를 겨누던 총부리를 거두고 전장에서 담소를 나누며 축구를 하는 기적을 만들었다.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위치한 베들레헴에는 올해도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베들레헴은 예수가 탄생한 곳이다.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있다.

예수탄생교회 인근 광장에는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졌고, 아랍어로 “우리가 성탄절에 원하는 것은 정의 뿐”이라는 포스터가 붙었다. 팔레스타인 관광부 관계자는 “우리가 성탄절에 원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지배 없이 우리의 독립국에서 전 세계 다른 사람처럼 살 권리”라고 말했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격전을 벌였던 시리아 중부 도시 홈스에도 크리스마스트리가 수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채 돌아오지 않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지 않는 모습이다. 피란 후 돌아온 한 주민은 “이웃들이 돌아올 때까지 성탄절을 기념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재우 선임기자 jw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