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30세 女의사 대상 산성용액 테러 발생…논란 재점화

입력 2014-12-24 20:57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한 30세 여의사에 대한 산성 용액 테러가 발생했다고 23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힌두스탄타임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델리의 한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 암리타 카우르는 이날 오전 9시30분쯤 출근하기 위해 스쿠터를 타고 뉴델리 서부 라주리 가든시장 지역을 지나가다 오토바이를 탄 괴한 2명이 던진 산성 용액을 뒤집어써 얼굴과 목의 절반에 화상을 입었다.

괴한들은 카우르의 손가방을 빼앗아 갔지만 현지 경찰은 강도 목적보다는 개인적인 원한을 품은 이의 사주를 받은 범행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카우르가 다음 달 결혼할 예정이었기에 예전 남자친구 등을 수사 대상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는 그동안 빈번하게 발생하는 산성 용액 테러를 막기 위해 가해자를 최소 10년 이상 징역으로 처벌하기로 하는 등 법률을 강화했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여전히 당국의 대처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인도 국가범죄기록국에 따르면 2010∼2012년 3년 동안 인도에서 산성 용액 테러는 225건 발생했다. 시민단체는 인도 전역에서 하루에 2건 꼴로 산성용액 테러가 벌어지고 있으며 이는 경찰 통계보다 많다고 주장했다.

산성 용액 테러 반대 단체 ‘스톱 애시드 어택’ 관계자는 “가게에서 신원확인도 없이 아무나 고농도 산성 용액을 살 수 있는 게 문제”라고 힌두스탄타임스에 말했다. 그동안 산성 용액 테러를 겪은 피해자들은 뉴델리 시내 잔타르만타르에서 산성 용액 판매 규제를 요구하는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기로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