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계의 절대 강자 삼성이 유독 농구에서만 힘을 못 쓰고 있다. 야구·축구·농구·배구 등 4대 스포츠 중 농구만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은 주요 스포츠 종목에서 항상 1위를 차지했다. 프로야구의 경우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가 전인미답의 4년 연속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프로축구에서도 마찬가지다. 내년에 창단 20년을 맞는 수원 삼성은 뛰어난 성적을 바탕으로 수원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팀이다.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K리그에서 올 시즌 수원은 평균 1만9000여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또 K리그 클래식 준우승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확보했다.
프로배구에서는 절대 1강으로 불리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V-리그 통합 우승으로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초유의 7연패를 달성했다. 올 시즌도 24일 현재 12승4패, 승점 35로 여유 있게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화재는 비록 외국인 선수 한 명에 의존하는 ‘몰빵배구’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신치용 감독의 지도력으로 강팀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프로농구에서 삼성은 맥을 못 춘다. 남녀 모두 마찬가지다. 남자팀 서울 삼성은 한때 ‘농구명가’로 불리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7승23패라는 처참한 기록으로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날 인천 전자랜드전에선 46대 100,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역대 최다 점수 차인 54점 차로 대패를 당하는 망신스러운 기록까지 남겼다.
올 시즌 지휘봉을 잡은 스타플레이어 출신 이상민 감독이 선수들의 심리상담까지 실시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다.
여자프로농구에서도 용인 삼성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까지 정은순, 박정은, 이미선, 변연하 등 수많은 스타를 배출하며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1998년 출범한 여자프로농구에서 개막 후 최다 연승 기록인 15연승은 2003년 삼성이 세운 기록이다. 그런데 2011-2012시즌부터 4위로 떨어지며 삐걱거리기 시작하더니 이제 5할 승률도 달성하기 힘든 상태다. 올 시즌 성적은 6승9패로 4위로 처져 있다. 농구 관계자는 “남녀 농구에서 삼성이 하위권을 전전하는 것은 토종 선수들의 부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유망주가 많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이들을 조련한다면 충분히 다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4대 스포츠중 유독 농구에 약한 삼성… 남녀 농구 하위권 전전
입력 2014-12-24 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