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8반 교실에도 크리스마스는 찾아왔다.
주인 없는 텅빈 교탁과 책상이지만 성탄 선물로는 묵주 하나씩과 ‘허니버티칩’과 국화가 놓여있다.
묵주는 한 천주교 신자가 엄청난 추위 속에 스러져갔을 아아들을 위해 털실로 일일이 만든 ‘마음으로 만든’ 선물이다.
이런 마음의 선물을 준 주인공은 서울 광진구에 사는 마리아(마리아)씨.
그는 23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겨울에 보통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털 장갑과 목도리를 사주지 않느냐”며 “희생된 학생들도 따뜻한 엄마 품을 느꼈으면 하는 바램에서 털실로로 엮었다”고 밝혔다.
마리아씨는 세월호 참사로 2학년8반에 다니던 아들 이승현 군을 잃은 이호진씨의 친구다.
국화는 유가족들이 미리 놓고 간 것이며 요즘 ‘귀하신 몸’인 허니버티칩은 제주에 있는 이씨의 또다른 페이스북 친구가 보내준 것이다.
이씨는 지난 7월 십자가를 지고 38일간에 걸쳐 900㎞를 도보순례했고 8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때 교황에게서 직접 세례를 받은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이다.
이씨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잊지 않고 찾아오시는 시민들이 인간적으로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며 “성탄을 맞아 이런 따뜻한 일이 8반에서만 그칠 게 아니라, 다른 반 별인 된 천사(학생)들 모두에게 이어지길 간절히 기도한다”고 밝혔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단원고 한 교실에 날아든 성탄 선물… 주인은 어디에?
입력 2014-12-24 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