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동전천사’ 9년째… 동전 115만원 두고가

입력 2014-12-24 14:43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은 사랑의 ‘동전 천사’가 올해로 9년째 나타났다.

부산 해운대구는 23일 오후 1시30분쯤 반송2동 주민센터에 해마다 동전(사진)을 두고 가는 익명의 기부자가 복사용지 두 상자에 동전을 가득 담아서 민원대에 얹어두고 홀연히 사라졌다고 24일 밝혔다.

상자에는 ‘구겨지고 녹슬고 때 묻은 돈 좋은 곳에 쓸 수 있다는 의미는 무엇일까요’라는 손글씨 메모와 함께 115만5000여원의 동전이 가득 담겨 있었다.

직원에 따르면 허름한 녹색점퍼를 입은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고개 숙여 일하던 직원의 어깨를 두 번 톡톡 쳤다. 이어서 말없이 손가락으로 박스를 가리켰고 박스를 열어본 직원이 그가 ‘동전천사’임을 알고는 급하게 뒤따라갔으나 사라지고 없었다. ‘동전천사’는 180㎝ 정도 큰 키에 마른 체격이었다.

주민센터 직원들은 매년 크리스마스 전후로 동전을 기부하는 익명의 기부자를 ‘동전천사’라 불러왔다. 반송2동 이승용 동장은 “동전천사가 올해도 찾아줄지 내심 기다렸다”며 “기부금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소중히 쓰겠다”고 감사를 표한 뒤 동전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