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의 상황이나 핵 미사일, 폭격기 등의 동향을 24시간 감시하는 북미 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올 12월에도 특수 작전을 수행 중이다. 벌써 59년째다.
임무는 ‘산타클로스 추적’.
산타클로스가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항공 상황을 점검하고 산타클로스의 위치를 파악하는 일이다.
산타 추적 방법은 레이더와 인공위성, 첨단 디지털 기기에서 제트 전투기까지 동원, 실전을 방불케 한다. 24일에는 캐나다와 미국의 현역 군인과 국방부 직원 1250 명 이상이 세계 각지에서 오는 수천 건의 전화나 메일을 받아 처리하고 있다. 또 공식 홈페이지(http://www.noradsanta.org/)에는 전 세계 다양한 곳을 비행하는 산타의 영상을 볼 수 있다. 산타클로스의 정체와 집의 위치, 썰매의 성능과 제원 등도 소개하고 있다.
‘산타클로스 추적 임무’는 1955년 미국 소매업체인 시어스 로벅 사가 어린이를 위한 산타 직통 전화를 개설하면서 시작됐다. 이 회사가 광고에 잘못된 전화번호를 게재한 것. 잘못된 번호는 NORAD의 전신인 중앙방위항공기지(CONAD) 사령관을 직접 연결하는 긴급 전화번호였다.
당시 사령관이었던 해리 샤우프 대령은 어린이의 느닷없는 황당한 전화를 받고 부하에게 레이더에서 산타의 흔적을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또 걸려오는 전화마다 산타의 현재 위치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전해줬다.
한 관계자는 “산타 추적은 우연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NORAD는 계속 산타 추적하고 있다”며 “왜냐하면 우리가 산타의 추적을 할 수 있는 기술, 능력, 인력을 갖춘 유일한 조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무엇보다 이 임무가 최고의 임무”라고 덧붙였다.
정부 공식 기관이 장난 같은 산타 추적을 계속해온 이유는 어린이들의 꿈을 북돋아주기 위해서다.
미국 국방부는 올해도 공식 기자회견에서 산타클로스의 위치를 알려주는 NORAD의 전통을 이어간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 해킹을 계기로 NORAD의 산타 추적 레이더도 사이버 공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NORAD에는 ‘그린치 대항 방화벽’이 있어 어떠한 악의적인 공격도 막을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린치는 ‘그린치는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훔쳤을까’라는 유명 동화책 속 늘 불만에 차있는 캐릭터 이름이다.
커비 대변인은 “NORAD는 산타가 미국과 캐나다 영공에 진입하면 그를 호위할 준비도 돼 있다”며 “해군 이지스함의 레이더도 산타를 추적하도록 조정됐으며 다른 함정들은 혹시 떨어질 수 있는 선물들에 대한 구조 작업에 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산타가 제시간에 올 것 같냐는 질문에 “모든 자료를 종합하면 늦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재우 선임기자 jwjeon@kmib.co.kr
“산타가 올해 제시간에 올까요?”
입력 2014-12-23 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