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아리송한 박지원 방북 불허

입력 2014-12-23 16:39

정부가 북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의 요청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하려던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의 방북을 불허했다. “거듭된 정치인의 방북이 적절치 않다”는 게 정부가 내세운 이유지만 함께 방북신청을 한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은 승인해 형평성과 이중잣대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일부는 23일 이 같은 내용의 방북 승인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김대중평화센터 측에서는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 등 7명이, 현대아산에선 현 회장 등 7명이 24일 개성을 방문하게 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박 의원 방북 불허 이유에 대해 “이번 방북의 취지, 거듭 방북하는 게 적절치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같이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야당에선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3주기였던 지난주 박 의원이 방북한 것에 대해 일부 여당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정부가 이번에 불허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로부터 불허 사전통보를 받았다. 대화마저도 막는 정부의 처사에 심히 유감스럽닥”는 글을 올렸다. 또 언론과의 접촉에서 “정부가 북측에 나에 대한 공식초청장을 보내라고 해서 북한이 어제 내 이름을 박아 초청장을 보냈다”며 “방북을 불허할 거였다면 뭐 하러 초청장은 보내달라 했느냐”고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박 의원은 김 부장이 “김 국방위원장 3주기 때 조의를 표해준 데 대해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지난 19일 김대중평화센터 및 현대아산에 방북 요청을 해오자, 통일부에 방북 신청을 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