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고교생들 세월호 아픔 소설로 기록

입력 2014-12-23 16:44

전남 진도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세월호 참사를 주제로 소설을 썼다.

23일 전남교육청에 따르면 진도고 인문학 책쓰기 동아리 학생들이 진도의 역사를 담은 인문총서 ‘진도비전’을 발간했다.

‘시간의 지도’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에는 주요 역사를 주제별로 나눠 소설 형태로 재구성한 글이 실렸다. ‘진도비전’은 내년 3월, 전국 출간을 앞두고 있으며 상반기에는 전자책으로도 발간될 예정이다.

진도 정신의 모태라 할 수 있는 설화부터 항몽 깃발을 올린 삼별초, 세계 해전사에 빛나는 명량해전의 무대 울돌목, 한국전쟁까지 역사적인 사실을 토대로 학생 저자들이 소설 형태로 구성했다.

지난 4월 진도 사람으로서 겪은 세월호에 대한 3편의 연작 소설은 현재진행형의 역사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1학년 허보람 학생은 ‘아버지의 일기’에서 어민으로 살아가는 아버지의 일기를 통해 세월호 사건에 대한 진솔한 감정을 글로 담았다.

참사 이후,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아버지와 진도민의 삶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이 글은 따뜻한 가족애가 느껴진다.

글 지도를 맡은 강은수 교사는 “고려시대부터 현재까지 진도의 역사를 다룬 책으로 세월호도 겪고 있는 일이어서 빠질 수 없지만, 현재진행형의 사건이어서 너무 부각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학생들이 우리의 역사를 소설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진도=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