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교황청 관리들 위선에 대해 직설적 비판

입력 2014-12-23 16:40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관리들의 위선을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교황은 22일(현지시간) 바티칸 클레멘타인홀에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한 연설에서 교황청 관리들이 위선적인 이중생활을 하고 있으며 하나님을 위해 봉사하는 자신의 본분을 잊은 채 권력을 차지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은 교황이 이날 연설에서 교황청을 ‘정신분열증’ ‘장례식에 간 듯한 얼굴’ 등의 표현을 구사하면서 15개의 증상과 질병에 걸린 몸이라고 진단했다고 전했다. 교황은 “내년에는 속죄하고 병이 낫기를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교황은 또 “일부 교황청 관리들은 다른 모든 존재보다 우월하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 지구에 영원히 사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봉사하는 삶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아울러 ”장례식에 간 듯한 표정이나 항상 우울한 얼굴 등은 모든 가톨릭 신도는 물론 행정 조직과 교구 등 개인과 조직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사도는 항상 공손하면서도 열정과 행복이 넘쳐야 하고 그 즐거움을 그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황은 권력에 굶주린 일부 교황청 인사들이 형제애를 해치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로마로 집중된 교황청의 권력 일부를 전 세계 가톨릭 주교들에게 나눠줌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에게 크리스마스 축하 인사를 기대했던 교황청 관리들은 예상 밖의 혹독한 비판에 심각한 얼굴이었으며 연설이 끝난 다음에도 아주 어색하게 박수를 쳤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