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박현정 대표 성희롱·폭언 사실로 확인

입력 2014-12-23 14:13

“마담 하면 잘하겠다”, “짧은 치마 입고 다리로라도 음반 팔아라”, “네가 애교가 많아서 늙수그레한 노인네들한테 한 번 보내보려고…”(여직원에게). “너는 나비 넥타이 매고 예쁘게 입혀서 나이 많고 돈 많은 할머니들에게 보내겠다”(남자직원에게)

서울시가 조사해 사실로 확인했다는 박현정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의 직원 성희롱 내용이다.

서울시향 직원들로부터 피해 내용을 접수하고 사건을 조사해온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은 23일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박 대표를 징계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회복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시 인권보호관은 박 대표가 지난해 2월 취임 후 지속적으로 사무실과 행사장에서 직원들을 성희롱하고, 폭언과 욕설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성희롱 외에도 ‘저능아’, ‘병신’ 등 욕설도 자주 해 직원들이 위축시켰으며 한 번 질책하면 짧게는 수십 분에서 길게는 4∼5시간씩 고성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윤상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은 “직위를 이용해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끼게 하고, 저질 욕설로 언어폭력을 행사한 건 전형적인 직장 내 괴롭힘”이라며 “공공기관에서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조사 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조만간 서울시향 이사회에서 박 대표의 해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도 지난 11일 언론사 사회부장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박 대표가 그렇게 직원들을 꾸중해선 성공할 수 있겠느냐”며 “(폭언 등이) 사실이라면 경영자로서 문제가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표가 제기한 정명훈 예술감독의 개인 문제 등에 대한 내용은 시 조사담당관에서 파악 중이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정 감독의 경우 계약 내용 미이행 등 내용을 보완해 재계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시장도 사회부장단 간담회에서 “정 감독에 대한 공격은 취임 직후부터 있었다”며 “하지만 정 감독처럼 서울시민이 사랑하는 지휘자가 문제가 좀 있다고 하기로서니 배제해버리면 그 대안이 있느냐”고 밝혔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노석철 사회2부장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