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유지에 따른 저유가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면서 이것이 세계 경제 성장을 부추길 것이라고 22일(이하 현지시간) 분석했다.
IMF 애널리스트들의 이런 관측은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이 이날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필요하면 증산도 고려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때를 같이해 나왔다.
로이터는 알-나이미 장관의 이날 발언이 최근 그의 발언 가운데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이 발언으로 지난 주말 반등했던 유가는 또다시 큰 폭으로 내려 뉴욕시장에서 서부텍사스유 선물이 이날 오전 배럴당 55.43달러로, 약 3% 주저앉았다.
서부텍사스유 선물은 지난 19일 약 5% 상승해 2012년 8월 이후 하루 기준으로 최대폭 상승한 바 있다.
런던시장의 브렌트유 선물도 이날 2% 이상 빠져 60.05달러에 거래됐으며 장중 한때 60달러가 무너지기도 했다.
IMF의 올리비어 블량샤르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라바 아제즈키 상품 리서치 팀장은 블로그 분석에서 저유가가 내년 세계 성장을 0.3%포인트에서 최대 0.7%포인트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지난 10월 세계 경제가 내년에 3.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성장은 내년에 0.4∼0.7%포인트 확대될 것으로 관측했다. IMF는 앞서 중국이 내년에 7.1%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저유가로 말미암은 중국의 성장 확대 폭은 2016년에는 0.5∼0.9%포인트로 관측됐다.
미국도 애초 내년에 3.1% 성장이 예상됐던 것이 0.2∼0.5%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이들은 전망했다.
오는 2016년에는 0.3∼0.6%포인트 성장 확대가 예상됐다.
이들은 또 유가 약세에서 공급 측면이 작용하는 비율을 65∼80%로 분석했다.
그러나 저유가 용인에 대한 사우디의 의도가 불투명한 점과 산유국에 대한 통화 압박, 그리고 여기서 비롯되는 금융 시스템 불안은 위험 요소라고 경고했다.
한편, 시장 전문가들은 사우디의 의도 분석에도 초점을 맞췄다.
뉴욕 소재 에너지 투자 전문 헤지펀드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로이터에 "사우디가 (저유가) 게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취약한 시장 참여자를 모두 평정하려는 전략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유가가 50달러를 밑도는 상황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매커리 캐피털의 비카스 드위베디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이전 사례를 보면 시장이 (유가 하락 경쟁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상승 구도로 회복되기까지 약 100일이 걸렸다"고 말했다.
드위베디는 그러나 "업스트림 투자 측면에서 정상으로 회복되는 것은 2016년 초에나 가능하리란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사우디가 미국 셰일유를 시장 기득권에 대한 주요 위협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번 저유가 용인이 '셰일유 죽이기'라고 분석했다.
임세정 기자
IMF “저유가, 당분간 이어져 세계 성장에 도움”
입력 2014-12-23 0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