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취한 한국사회… 빨라진 첫 음주 경험에 폭탄주 크게 증가

입력 2014-12-23 09:26

최초 음주 연령이 1년 새 1세 가량 낮아지고, 두 가지 이상의 술을 섞은 폭탄주를 마시는 사람이 전년보다 70% 넘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8월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2000명으로 대상으로 실시한 ‘2013년도 주류 소비·섭취 실태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중 95.0%가 음주 경험이 있었고, 처음으로 술을 마신 연령은 평균 19.7세로 2012의 20.6세보다 1세 가량 낮아졌다.

음주 경험자 중 폭탄주를 마신 적 있는 사람은 55.8%로, 전년도의 32.2%에 비해 70% 이상 크게 늘었다.

폭탄주 가운데에는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신 경우가 96.0%로 가장 많았고, ‘위스키+맥주’(34.4%), ‘소주+과실주’(2.6%), ‘맥주+과실주’(1.4%) 등 순이었다.

특히 카페인이 많이 들어있는 에너지음료와 술을 섞어 마시는 ‘에너지폭탄주’를 경험한 사람이 2012년 1.7%에서 지난해 11.4%로 급증했고 음주 중에 에너지음료를 마시는 비율도 6.2%에서 24.7%로 늘었다.

한 술자리에서 남자 소주 8잔 이상, 여자 5잔 이상을 마시는 ‘고위험 음주’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험 음주를 경험한 비율도 음주 경험자의 82.5%에 달해 2012년의 68.2%보다 10%포인트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번에 마시는 평균 음주량은 맥주 1잔(200㎖)을 기준으로 남자는 6.5잔, 여자는 4.7잔이었다. 소주를 기준으로도 한 번에 남자는 평균 7.8잔, 여자 4.5잔을 마셔 자신들이 생각하는 적정 음주량(남자 4.6잔, 여자 3.2잔)보다 많이 마시고 있었다.

식약처는 “잔 돌리기, 회식 문화 등의 술문화로 인해 남녀 모두 적정 음주를 유지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연시 잦아지는 술자리에 대비해 건강을 위한 음주습관을 실천해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