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한항공 마일리지 제휴중단에 미 한인들 분노

입력 2014-12-23 07:23 수정 2014-12-23 11:08

대한항공이 최근 미국 체이스카드와의 마일리지 제휴를 예고 없이 갑자기 중단하면서 미국 거주 한인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23일 인터넷 사이트 ‘마일모아닷컴’과 미국 거주 한인 교민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체이스카드와 체결했던 마일리지 제휴를 지난달 말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그동안 미국 체류 한국인들은 체이스 사파이어 프리퍼드(Chase Sapphire Preferred) 카드를 사용할 경우 적립되는 포인트를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교환해 사용할 수 있었다.

체이스카드사 측은 카드를 처음 개설할 경우 4만 포인트를 지급해 대한항공 마일리지 4만 마일로 교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부부가 각각 체이스카드를 개설하면 한 사람의 미국~한국 간 왕복 요금을 아낄 수 있다.

미국 테네시주 녹스빌에 거주하는 이모(39)씨는 “7만5000마일 정도면 한국에 다녀갈 수 있기 때문에 체이스카드에 가입해 이용해 왔는데 갑자기 마일리지 제휴를 중단해 당황스럽다”며 “제휴관계를 중단한다고 하면 사전에 예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일부 가입자들은 몇 년치 카드 사용 포인트 실적을 적립해 놓고 마일리지로 전환하지 않아 낭패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사들은 수십년간 고객들의 마일리지 적립이 늘어나면서 경영에 부담이 되자 몇 년 전부터 마일리지 혜택을 줄이는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마일모아닷컴 운영자는 “체이스 UR 포인트와 대한항공 마일리지 교환이 갑작스레 중단돼 많이들 놀라고 궁금해할 것”이라며 “내 계정에 차곡차곡 쌓이는 항공사 마일리지, 호텔 포인트를 보면서 알토란 같은 내 재산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약관상으로는 항공사 마일, 호텔 포인트들은 항공사, 호텔 재산으로 항공사와 호텔들이 언제든지 약관 변경이 가능하다는 규정을 바탕으로 포인트와 마일 가치를 하락시켜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마일리지 제휴 중단으로 가장 피해를 본 사람들은 4~5년 동안 카드 한 장으로 매달 차곡차곡 500~1000포인트씩 모아서 이걸 한꺼번에 대한항공으로 넘기려고 했던 사람들일 것"이라며 "체이스 UR 12만5000포인트를 적립했다면 신용카드 사용액만 10만 달러를 넘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체이스카드 포인트를 모아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이나 일등석을 탑승하려던 사람들도 상당한 피해를 봤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 네티즌은 “저도 열 받아서 체이스은행 측에 전화했었다”며 “대한항공과의 마일리지 제휴가 회복되길 바란다”고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사파이어 프리퍼드 카드에 가입하면 대한항공 마일을 공짜로 4만 마일을 준다고 해서 가입했다”며 “얼마 전 체이스 포인트의 3분의 2를 다른 항공과 호텔로 전환해 정말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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