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군위안부 보도, 국제사회에 끼친 영향 제한적”

입력 2014-12-22 23:49
제주도에서 여성 다수를 위안부로 강제연행했다는 일본인의 증언을 아사히신문이 보도한 것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에 끼친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사히신문이 요시다 세이지(사망) 씨의 이런 증언을 과거에 보도했다가 올해 8월 취소한 사태에 관해 조사·검증한 아사히신문 제3자위원회는 22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이런 견해를 밝혔다.

위원회에 참여한 하타토 스미오 쓰쿠바대 명예교수는 아사히신문이 강제연행의 실행자로서 요시다 씨를 여러 번 지면에 등장시켰지만 국내외 매체가 주목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성의 명예를 깔보는 일본이라는 평가를 확대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요시다 증언이 일본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생각하는 일본 내 세력이 요시다 증언이 허위라는 것이 드러났다는 이유로 고노(河野)담화의 수정을 요구해 담화가 위기에 처한 것이 허위 증언이 끼친 영향의 하나라고 진단했다.

햐야시 가오리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아사히신문의 영향력이 다른 일본 매체보다는 크지만, 제한적이며 요시다 증언 기사 역시 전체적으로 많은 정보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아 결정적인 영향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는 인용 횟수 등을 분석한 결과 위안부 문제에 관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발언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파악되는 등 의제 설정을 하는 힘을 쥔 것은 아베 총리라는 것이 명확해졌다고 덧붙였다.

외교평론가 오카모도 유키오씨와 기타오카 신이치 국제대학 학장은 일본군이 직접적·집단적·폭력적·계획적으로 많은 여성을 납치하고 폭행해 강제로 위안부로 삼았다는 이미지가 형성되는 데 아사히신문의 보도가 국제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증거가 “결정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다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한국에서의 과격한 담론에 동조하고 이를 더 격화시키는 중심에 아사히신문이 있었다고 견해를 내놓았다.

아사히신문은 1992년 1월 일본군이 위안소 설치에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자료를 발견했다고 보도했으나 요시다씨의 발언이 거짓으로 판단된다며 지난 8월 기사를 취소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