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지역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추종자인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의 소행으로 보이는 일반 시민 대상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지거나 시리아 등지에서 ‘이슬람국가(IS)’ 전사로 활동하다가 귀국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유럽 대륙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영국 BBC방송 등 유럽 언론들은 21일(현지시간) 프랑스 동부 디종에서 40세 남성이 차를 몰고 이슬람 신앙고백인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를 외치며 군중에 돌진해 11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이후 디종 시내 다른 곳에서도 행인을 겨냥해 공격한 뒤 경찰에 체포됐다.
전날에는 프랑스 중서부도시 주레투르의 경찰서에서도 이슬람교로 개종한 20세 남성이 “알라후 아크바르”라고 소리치며 흉기를 휘둘러 경찰관 3명이 부상당했다. 아프리카 부룬디 태생의 프랑스 국적자인 이 남성은 현장에서 사살됐다.
프랑스의 이슬람 인구는 600만명 가량으로 유럽 내에서 가장 많다. IS에 가담하는 시민 수도 많아 미국 CNN 집계에 따르면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활동에 참여한 프랑스 국민이 700명을 넘는다. 러시아(800명)를 제외하면 유럽국가 중 최대 규모다.
외로운 늑대들의 테러는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 나라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시리아에서 돌아온 유대계 프랑스인 메흐디 네무슈(29)가 벨기에 브뤼셀의 유대박물관 앞에서 총기를 난사해 3명을 숨지게 했다. 2012년 3월에는 프랑스 남부도시 툴루즈에서 알카에다 계열의 프랑스 국적 지하디스트 모하메드 메라(23)가 4명의 유태인 학생들과 3명의 프랑스 군인들을 사살했다.
유럽에서 외로운 늑대가 저지른 가장 잔혹한 테러는 지난해 벌어진 영국 군인 리 릭비(당시 25세) 사망사건이었다. IS 광신도인 마이클 아데보왈레(22) 등 2명은 런던 울워치 지역 길거리에서 대낮에 식칼과 손도끼 등을 휘둘러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다 돌아온 릭비를 살해했다. 영국 보안정보국(MI5)은 릭비 살해범을 추적하고 있었음에도 테러를 막지 못한 것이 밝혀져 부실 대응 논란이 일었다.
유럽 내 이러한 테러는 시리아 등에서 활동하다가 귀국하는 지하디스트가 점점 늘어나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서유럽 출신 지하디스트 수는 프랑스 다음으로 영국(500명), 독일(300명), 벨기에(250명) 등 순으로 많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외로운 늑대’ 습격 잦아지는 유럽…佛서 또 일반시민 겨냥한 테러로 11명 부상
입력 2014-12-22 1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