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원전 내부자료를 유출한 범인은 자신들을 ‘원전반대그룹(Who am I)’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이들이 단순히 원전을 반대하는 해커인지, 종북세력인지, 혹은 북한의 소행인지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21일 이들이 원전 자료를 공개하며 남긴 트위터에는 그들이 누구인지 추정할 수 있는 단서가 두 가지 있다.
한 가지는 국내에 거주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원전반대그룹은 트위터에 ‘하와이에서 원전반대그룹 회장, 미 핵’이 글을 남긴다고 적었다.
또 한 가지 단서는 이들의 목적이 원전 중단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트위터에 “원전 중단과 해체를 위해 애쓰는 원전반대그룹에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썼다. 그러나 “돈은 어느 정도 부담하셔야 할 것”이라고 적은 사실을 놓고 볼 때 단순히 돈을 노리고 해킹을 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에너지 관련 시민단체인 에너지정의행동은 이들 단체와의 관련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이날 긴급성명을 내고 “원전반대그룹이 트위터에 우리 단체를 언급했다”며 “우리는 핵 발전 정책에 반대하지만 이번 해킹 사건을 비롯해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에도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의행동은 “이미 후쿠시마와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를 통해 경험한 것처럼 핵발전소 사고는 현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이런 사고를 일으킬 것을 경고하면서 핵 발전 정책을 바꾸자는 것은 국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는 몰라도 실제 핵발전소를 폐쇄시키는 데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원전 해킹 사태가 북한의 소행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북한 사이버 전력 전문가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임종인 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5일 인터넷에 공개된 고리·월성 원전 관련 자료가 북한의 해킹 공격으로 인해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등을 분석해보면 지난해 3월 KBS 신한은행 농협 등을 공격한 북한의 해킹 수법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세종=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원전자료 유출자 'Who am I'는 누구? 왜?
입력 2014-12-21 1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