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손해보험 ‘천안 징크스’ 깼다…프로배구 원정경기 26전27기

입력 2014-12-21 21:12
마침내 지긋지긋하던 LIG손해보험의 ‘천안 징크스’가 깨졌다. 2005년 프로배구 출범이래 현대캐피탈과의 천안 원정경기만 가면 패했던 LIG손보는 원정 27경기만에 첫 승리를 맛봤다.

LIG손보는 21일 천안 유관순 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경기에서 막판 김진만의 활약에 힘입어 현대캐피탈을 3대 2(34-32 21-25 24-26 25-17 16-14)로 물리쳤다. 현대캐피탈만 만나면 유독 힘을 쓰지 못했던 LIG손보는 이 경기 직전까지 현대캐피탈에만 5승56패를 당했고, 특히 천안 원정경기에서는 26전전패를 기록중이었다. 이로써 6위 LIG손보는 6승째(10패)를 기록하며 승점 17로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에드가(LIG손보)-케빈(현대캐피탈), 김요한(LIG손보)-문성민(현대캐피탈)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 경기는 뜻밖에도 김진만의 손에서 결판났다. LIG손보 문용관 감독은 리시브 보강을 위해 장신의 손현종 대신 수비가 좋은 김진만을 선발 투입했고, 5세트 막판 기대하지 않았던 김진만의 활약으로 승리를 낚았다.

5세트 12-12에서 최민호의 속공과 케빈의 서브득점 성공으로 14-12로 현대캐피탈이 앞설 때만 해도 LIG손보의 징크스는 계속 이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곧바로 꿈같은 대역전극이 기다리고 있었다. 현대캐피탈 박주형의 어설픈 공격범실에 이어 김진만이 케빈의 백어택을 단독 블로킹하며 순식간에 14-14 듀스가 만들어졌다. 수비가 돋보인 LIG손보는 이어 김진만의 오픈 공격 성공으로 15-14로 달아났다. 매치포인트에서 LIG손보는 문성민의 후위공격을 김요한이 디그해낸 뒤 노재욱의 세트를 김요한이 후위공격으로 코트에 내리 꽂았다. 마침내 11시즌 이어진 기나긴 원정경기 징크스에서 탈출하는 순간이었다. 승리가 확정되자 LIG손보 선수들은 서로 얼싸안고 코트에 나뒹굴며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승리의 쾌감에 젖어들었다.

LIG손보는 에드가가 39점, 김요한이 27점으로 공격을 주도하며 현대캐피탈의 케빈(35점), 문성민(23점) 콤비에 판정승을 거뒀다. 수비에서도 활약을 펼친 김진만은 블로킹과 서브득점 1점씩을 포함, 10득점에 그쳤지만 막판 2점이 승리의 결정타가 됐다. 이 경기를 승리하면 3위로 오를 수 있었던 현대캐피탈은 고비에서 무너지며 상위권 진입을 다음 경기로 미뤄야 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