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다운(21·사진)은 2013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선배 곽윤기의 부상 때문에 대타로 개인전 출전권을 얻은 신다운은 대회에서도 다른 유명 선수들이 경기 도중 충돌하면서 1000·1500m 1위와 3000m 슈퍼파이널 2위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덕분에 신다운은 2013-2014시즌 국가대표에 자동으로 발탁되며 2014 소치동계올림픽까지 활약할 수 있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신다운은 2013-2014시즌 내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월드컵 시리즈는 물론이고 소치올림픽에서도 노메달에 그쳤다. 게다가 솔직한 성격의 소유자인 신다운은 소치올림픽 당시 남자 대표팀에 쏟아진 비난에 대해 변명을 했다가 팬들의 집중 공격을 받기도 했다.
소치올림픽 때의 쓰라린 경험이 약이 된 것일까. 올 시즌 신다운의 질주가 예사롭지 않다. 신다운은 올 시즌 쇼트트랙 월드컵 시리즈에서 4차 대회까지 모두 개인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20일 서울에서 열린 4차 대회에서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차 대회를 빼고는 모두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 대표팀의 남녀 선수 통틀어 월드컵 대회마다 개인전 금메달을 딴 것은 신다운이 유일하다. 지난 시즌 부족했던 경험이 쌓인 데다 굳은 의지가 합쳐진 결과다.
신다운은 이날 1500m 시상식에서는 대표팀 선배였던 노진규(22)의 얼굴이 그려진 사진을 꺼내들고 가면처럼 둘러쓴 채 시상대 위에 올라갔다. 골육종암으로 투병 중인 노진규에게 금메달을 바친다는 뜻이 담긴 세리머니였다. 노진규는 소치올림픽 직전 암이 발견되면서 대표팀에서 하차해야 했다. 신다운은 “그동안 형의 노력에 보답하지 못한 게 미안해서 연락도 못하고 병문안도 못 갔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딴 뒤 병문안 가서 형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이제는 미안함이 조금은 풀린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한편 여자 대표팀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최민정도 시범종목인 여자 3000m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2차 대회 1500m, 3차 대회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최민정은 3개 대회 연속 월드컵 개인종목 금메달을 획득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신다운, 쇼트 남자대표팀 에이스로 우뚝…월드컵 4차 금메달 따며 상승세
입력 2014-12-21 1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