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꿈과 사랑을 화면에 담아내는 양순열 작가는 이번에 어머니를 테마로 삼았다. 오래전부터 관심을 갖고 작업해온 ‘꿈과 사랑-어머니’ 등 회화와 조각을 선보인다. 작가에게 어머니는 늘 애틋하고 각별한 존재다. 어머니의 고개 숙인 모습은 희생을 의미한다. 오뚝이 모습은 자식을 위해 다시 일어서는 존재를 상징한다. 그의 그림은 어릴 적 고향의 개울물처럼 맑고 투명하다. 밝고 경쾌한 색채로 따스한 온기를 전한다.
그의 개인전이 1월 16일까지 경북 포항 포스코 본사에 있는 포스코갤러리(054-220-0950)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 제목은 ‘겨울편지’로 지었다. 1, 2층 전시장에서 대형 회화, 조각, 설치작업 등 50여점을 내놓았다. 전시에 맞춰 글과 그림책 ‘시간의 숲 공간의 숲이 있었다’를 냈다. 그리고 겨울편지를 썼다. “시간의 숲이 있었고 공간의 숲이 있었다. 그리고 하늘이란 은하수, 내일의 바다가 있었다. 나란 별도 있었다. 나라는 별이 잘 자라도록 어머니 아버지는 영혼을 늘 가꾸신 듯하다.”
갤러리 2층 전시장에서는 모성을 테마로 하는 ‘꿈과 사랑-어머니’ ‘꿈과 사랑?SY미술관’ 등 대형 회화 시리즈와 어머니를 오뚝이로 표현한 조각과 회화를 선보인다. 1층 전시장에는 이번에 특별히 작업한 ‘아버지’ 조각 시리즈와 기원을 모티브로 하는 탑 시리즈를 출품했다. ‘아버지’ 시리즈는 포스코에서 생산되는 철물과 직원들의 안전모를 재료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아버지들의 노동과 삶을 오브제 작업으로 표현했다.
아버지의 몸통은 우체통으로 구성해 최선을 다해 살아가며 겨울편지를 품어 전달하는 이 땅의 모든 아버지들을 은유한다. 원래 동양화를 전공했으나 다양한 표현방식을 찾아 서양화로 작업해 온 작가는 이제 조각과 오브제 작업까지 다루며 끝없이 새로운 시도를 통해 대중에게 다가가려 한다.
미술평론가 윤범모 교수는 “작가의 조형세계는 꿈과 사랑과 어머니 같은 개념어로 이루어져 있다. 구도의 단순화, 절제된 화면과 밝고 경쾌하면서 온화한 색상의 여백을 강조하면서 인체도 기호화하는 상징성 또한 특징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다. 혼란한 사회, 질곡과 모순의 시대, 이런 어둠 속에서 그의 작품은 하나의 청량제처럼 빛을 발휘하고 있다”고 평했다.
‘객주’의 소설가 김주영은 “작가의 어머니 시리즈에는 맑고 숭고한 영혼이 춤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예술 활동은 방향이나 갈래는 서로 다르다고 할지라도 어떤 경지에 도달하게 되면 같은 정점에서 서로 만나게 된다는 것을 그의 그림에서도 깨닫게 된다. 그래서 그의 그림에는 고결한 시가 존재하고 있다”고 했다. 또 세계적인 미술평론가 R. 모건 박사는 “예술은 결코 같은 모습으로 머물지 않는 모험이다”라는 제목의 평론에서 작가의 작품을 호평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중견작가 양순열 포항 포스코갤러리 개인전 '겨울편지' 어머니에게 띄우는 '꿈과 사랑'의 그림엽서
입력 2014-12-21 1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