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 만난 혼다 美 하원의원 “마이 시스터, 사랑해요”

입력 2014-12-20 15:17
미국 연방의회의 대표적인 ‘지한파’ 의원인 마이크 혼다(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이 20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보금자리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찾았다.

혼다 의원은 2007년 미국 하원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통과 주역으로, 이번 방문은 결의안 통과 후 그해 11월 나눔의 집을 처음 찾은 이래 2009년 8월, 2012년 8월에 이은 네번째 방문이다.

혼다 의원은 나눔의 집을 찾아 가장 먼저 마당에 있는 피해 할머니 추모비 앞에서 묵념을 했다. 2007년 결의안 채택을 위해 미 하원 청문에서 증언한 김군자(88)·이용수(87) 할머니를 만난 혼다 의원은 “마이 시스터, 보고 싶었어요. 사랑해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다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일일이 포옹하고 손을 맞잡은 혼다 의원은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할머니들의 강한 정신과 용기가 저에게도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라며 “할머니들의 용기와 정신은 전세계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무엇이 잘못이고 잘못되고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2007년 결의안 통과 직후 혼다 의원과 얼싸안고 울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은 꿈쩍도 안하고 우리가 죽기만을 기다리는데 우리가 더 오래 살고 있다”며 “우리와 200년을 같이 삽시다. 사랑합니다”라고 인사했다.

혼다 의원은 할머니의 감사에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며 화답했다.

이어 할머니들은 위안부 피해 이야기를 영문으로 엮은 책 ‘봉선화가 필 무렵’과 위안부 문제 해결을 염원하는 희망 팔찌를 선물했다.

이어 혼다 의원은 국내 대학생들이 제작한 위안부 소녀의 피해상을 담은 10여분 분량의 애니메이션을 나눔의 집을 찾아 온 고교생 봉사자들과 함께 시청했다.

혼다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유독 관심을 두는 이유가 궁금하다”는 한 학생의 질문에 “일본 정부가 잘못을 언젠가는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위안부 문제는 과거가 아니 현재와 미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혼다 의원은 외교부의 한미 의회인사 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17일 방한해 닷새 일정으로 한국에 머무를 예정이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