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니 해킹은 北 소행”… 오바마 강력 대응 시사

입력 2014-12-20 09:09

미국이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이하 소니)에 대한 해킹 공격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1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지금까지의 조사결과 북한 정부가 이번 해킹 행위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해킹 사건과 관련해 특정국가에 책임이 있다고 공식으로 지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BI는 이번 해킹 공격에 사용된 데이터 삭제용 악성 소프트웨어와 북한의 해커들이 과거에 개발했던 다른 악성 소프트웨어가 연계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특정 명령어와 암호화 기술, 데이터 삭제 기법 등에서 유사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또 북한이 지난해 3월 한국의 은행과 언론사들을 공격하는 데 쓰였던 악성 소프트웨어와 이번 공격에 쓰인 프로그램과 유사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해커 ‘GOP(평화의 수호자)’는 지난달 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한 미국 코미디 영화 ‘인터뷰’를 제작한 소니에 대해 해킹했다. 할리우드 유명인사와 전·현직 임직원 등 4만7000 명의 신상과 미개봉 블록버스터 영화 등이 유출됐다. 또 GOP 측이 테러 위협해 지난 17일 영화 개봉을 취소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이번 해킹 공격은 미국에 엄청난 손상을 입혔다”며 비례적으로(proportionally)‘으로 대응할 것을 시사했다. 사이버 보복공격과 고강도 금융제재, 테러지원국 재지정, 한국에 배치된 군사력 증강 등이 검토 중인 전해졌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