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파행 알고봤더니 "연정 찬성파와 반대파 갈등"

입력 2014-12-19 22:54
사진=경기도의회 홈페이지

경기도의회가 예산안 처리를 놓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여야 갈등이 아닌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분 탓인데 봉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의회는 19일 오전 10시부터 본회의를 열어 내년도 경기도 예산안 등 28개 안건을 의결하고 올해 의사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 위원들이 예산안 상정을 반대하며 반발, 이날 본회의를 개회하지 못한 채 오는 24일 오후 2시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예산안을 심의하기로 했다.

앞서 새정치연합 김현삼 대표와 새누리당 이승철 대표는 18일 밤 예산 합의안을 발표하고 19일 본회의 처리를 약속했다.

양당 대표는 ‘무상급식 간접지원 예산’으로 불리는 친환경급식 예산을 237억원 늘리는 대신 남경필 지사의 공약사업 예산은 대부분 반영하는 선에서 절충안을 마련했다.

친환경급식 예산 237억원은 당초 새정치연합 계수조정소위원회 위원들이 요구한 급식비 1408억원의 17%에 불과하다.

이를 의식한 듯 양당 대표는 교육협력사업(학교시설개선)으로 288억원을 새로 편성했다.

양당 대표는 “여야 상호 신뢰와 합의를 통한 예산 편성으로, 이는 경기 연정(聯政)의 첫 출발이자 성공 모델”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계수조정소위 위원들은 경기도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합의안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고 김 대표에게 재협상을 요구했지만 김 대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계수조정소위 위원들은 무상급식비 1408억원 확보를 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관철되지 않을 경우 따복공동체 조성사업비와 빅파이(BigFi·Big-data와 Free-information의 합성어) 프로젝트사업비 등 남 지사의 핵심공약 사업비를 전액 삭감하겠다는 전략을 세웠었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경기도가 수용불가 입장을 밝히며 계수조정이 난항을 겪은 끝에 당초 예정된 16일(예산안 법정 처리기한) 본회의 처리가 19일로 한차례 미뤄졌었다.

양근서 새정치연합 계수조정소위원장은 “계수조정소위원회 여야 위원들이 의견접근을 이루지 못해 양당 대표에게 합의점을 찾도록 했지만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다”며 “계수조정소위원들이 사퇴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의회 사무처 관계자는 “양당 대표가 합의한 예산안을 보면 남 지사의 공약사업 예산 뿐 아니라 신청사 광교이전사업비, 도지사공관 리모델링비 등 쟁점 예산 대부분을 새정치연합이 양보한 모양새”라며 “연정 찬성파와 반대파의 갈등이 ‘연정이 우선이냐 무상급식비가 우선이냐’의 싸움으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김 대표는 연정 찬성파, 계수조정소위원회 위원들은 반대파나 온건파로 분류된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c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