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노린 IS 금전공세 포섭활동 영국서 폭로

입력 2014-12-19 22:57
‘이슬람국가(IS)’가 서방국 여성 대원 모집을 위해 여행경비 지원 등 금전 공세를 펼치는 정황이 포착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성범죄 조직과 유사한 활동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여학생 2명을 가장해 3개월간 온라인 잠입취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 타임스는 잠임취재를 위해 온라인 상에서 17세 아이샤와 19세 파티마라는 가상의 소녀들을 활용했다. 아이샤는 지하드(이슬람 성전)를 심정적으로 지지하는 런던 동부에 사는 소말리아 이민 가정의 딸, 파티마는 아이샤의 신변 안전을 돕는 지인 역할을 맡았다. 이들은 ‘킥(Kik)’ ‘위커(Wickr)’ 등의 SNS로 IS 추종자들과 교류했고, IS 조직원으로부터 시리아 입국을 권유받았다.

아부 아바스 알루브나니라는 IS 조직원은 체포를 걱정하는 아이샤를 “많은 사람이 안전하게 합류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시켰고, 여행에 필요한 비용 제공을 제안했다. 그는 아이샤와 파티마가 런던에서 IS 중개책을 만나 여행경비를 받도록 약속을 주선했다. 취재진은 약속장소에 돈을 전달하러 나온 이슬람 개종자로 보이는 백인 남성과 무슬림 복장의 여성을 카메라에 포착할 수 있었다.

IS 조직원은 자신의 신원을 증명하기 위해 시리아 라카의 IS 근거지에서 아이샤의 이름을 자필로 쓴 메모지를 들고 찍은 사진을 보내기도 했다.

신문은 “IS가 금전 지원을 미끼로 서방국 청소년 등 젊은이들을 무장대원으로 포섭하고 있다는 의혹의 실체가 드러났다”면서 “IS가 탈취한 유전시설의 석유 판매 수입과 인질 몸값 등 자금을 서방국으로 송금해 자원대원 모집에 쓰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