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청소년 오케스트라 ‘러빙유’ 창단연주회

입력 2014-12-19 17:10 수정 2014-12-21 09:47
19일 오후 2시 부산 명지동 한솔학교 강당에서는 장애청소년들의 의미 있는 연주회가 열려 겨울 추위를 훈훈하게 녹였다.

장애청소년들은 학부모 등 관람객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모양의 현악기를 능숙하게 다루며 아리랑, 고향의 봄, 미뉴에트 등 감동적인 연주를 선사했다. 관람객들은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공연은 장애청소년들로 구성된 ‘러빙유 장애인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창단기념 연주회였다. 이날 청소년들은 독일에서 다운증후군 환자들이 쉽게 연주할 수 있도록 개발된 악기 ‘이지하프’를 연주했다.

이날 공연은 내년 발달장애인 권리보장과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사회적으로 장애인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뚜렷한 교육방법이 개발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가진 연주회여서 더욱 의미를 더했다.

오케스트라는 지난 10월 부산은행(회장 성세환)에서 이지하프 20대를 기증하고 한솔학교(교장 김미영)와 명호초(교장 강흥석), 한국인재뱅크(이사장 윤진한), 동아대 이학춘 교수 등이 뜻을 모아 창단했다. 이지하프 연주는 일본인 미야기 케이나 신라대 교수가 가르쳤다.

한솔학교를 비롯해 전국 15개의 이지하프 오케스트라를 만든 이학춘 교수는 “장애인은 이지하프 오케스트라를 통해 장애를 극복하고 나아가 희망을 꿈꿀 수 있다”며 “이지하프 연주를 활용한 발달 장애인의 치료모델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솔학교 김미영 교장은 “그동안 장애인 청소년들은 난타 등은 할 수 있지만 리듬악기를 연주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 이지하프 장애인 오케스트라 창단을 제안 받았을 때 정말 반신반의했다”며 “그러나 이제는 우리 아이들뿐만 아니라 담당 선생님들도 너무 좋아하는 등 장애인 청소년을 위한 새로운 교육방법을 찾게 되어 대단히 기쁘다”고 말했다.

이지하프를 지도한 미야기 케이나 교수는 “청소년들이 레슨을 받기 위해 복도에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서 그 열정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이번 공연을 계기로 모두가 희망과 용기를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주회를 지켜 본 인제대 차인준 총장은 “장애인은 전 국민의 3%에 불고하지만 각종 환경오염과 불규칙한 식생활 습관 등으로 발달장애인은 점차로 증가되어 가는 추세”라며 “앞으로 백병원에 ‘장애인 전문병원’과 ‘장애인종합힐링센터’를 설치해 발달장애인 치료모델을 개발, 장애인 의료관광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함으로서 세계의 장애인이 백병원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