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새벽 2시쯤 대학가 주변 A편의점에 20대 여성이 급히 뛰어 들어와 도와달라고 외쳤다. 점주가 “무슨 일이냐”고 물으며 밖을 보자 여성을 쫓아왔던 남자 2명이 편의점 앞을 떠나지 않고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이에 점주는 무선비상벨을 눌러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이 도착하자 그제서야 수상한 남자들은 도망을 갔다. 경찰은 놀란 여성을 안심시키고 집까지 안전하게 귀가시켰다.
지난 8월 말 자정 무렵 한 편의점 앞에 만취한 20대 여성이 쓰러져 있었다. 당시 지나가던 남성이 여성에게 다가가 성추행을 하려 하자 편의점 점주가 경찰에 급히 신고해 안전하게 귀가 조치했다. 만약 점주가 만취한 여성을 방치했더라면 성추행을 당하거나 남성에게 끌려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올해 3월부터 24시간 편의점 628곳을 활용해 운영하고 있는 ‘여성안심지킴이 집’이 위기 상황에 처한 여성들을 구하고 성범죄를 예방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여성안심지킴이 집이 여성을 긴급 지원한 사례가 11월까지 72건에 달했다.
여성안심지킴이 집 긴급지원 사례를 분석해보면 낯선 남자나 취객에게 쫓기는 여성의 대피를 도운 경우가 47건(65.2%)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만취한 여성을 성폭력 위험에서 도운 사례(12건), 취객이나 남자친구의 폭행으로부터 도운 사례(4건), 가정폭력으로부터 인한 대피를 도운 사례(2건)가 있었다.
주로 늦은 밤(23시~02시)에 주택가, 원룸 촌, 유흥가 주변, 지하철 역이나 대학가 부근에서 취객이나 낯선 남자에게 쫓기는 20~30대 여성이 편의점에 도움을 요청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서울시는 19일 시청에서 올해 여성안심지킴이집을 운영하면서 위기 상황에 처한 여성에게 도움을 준 편의점주와 편의점협회, 회원사 등 총 19명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수상자인 GS25 김정숙 점주는 “같은 여성으로서 지킴이집 운영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작은 힘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CU 박상철 점주는 “우리 가족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지킴이집 운영에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지킴이 활동에 더욱 열심히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보다 많은 여성들이 위험한 상황에서 여성안심지킴이집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가판대, 전광판 100여 곳 등에 홍보하고 편의점 홍보영상 등을 통해 지킴이 집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편의점 여성안심지킴이집, 늦은밤 취객에 쫓기는 여성 보호 톡톡히
입력 2014-12-19 1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