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해외연수 자제 바람 속 인천시의회 유럽행

입력 2014-12-19 14:07

전국 지방의회에서 국외 연수 자제 바람이 이는 가운데 인천시의회 건교위원회 의원들이 연말 유럽으로 외유성 연수를 떠날 예정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시의회에 따르면 김금용 위원장을 비롯한 건교위 의원 7명이 오는 28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네덜란드와 독일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시의회 사무처 공무원 2명도 연수에 동행한다.

일정은 네덜란드 친환경주거단지·구시가지·전통민속마을 방문과 독일 쾰른·프랑크푸르트 도시 시찰 등 관광성이 대부분이다.

시의회에 따르면 ‘의원 국외 업무 여비’로 올해 예산에 배정됐던 6840만원 가운데 현재 5800만원이 남아 있다.

세월호 참사, 지방선거, 인천아시안게임 등으로 의원들이 국외 연수를 자제한 탓에 예산이 거의 쓰이지 않은 것이다.

건교위는 이 남은 예산으로 연수 길에 오르게 된다. 이번 연수 경비는 1인당 360만원으로 7명이면 2520만원이다.

동행하는 사무처 4급과 7급 공무원에게는 경비로 각 360만원, 330만원의 예산이 별도로 책정됐다.

김금용 건교위 위원장은 19일 “해양·항만·공항 관련 업무가 시의회 산업위에서 건교위로 올해 이관됨에 따라 항만이나 공항 관련 시설을 선진국에서 벤치마킹하려고 가는 것”이라며 “시 재정이 어렵고 부정적인 여론이 있다는 것도 알지만, 현장을 가서 직접 보고 듣기 위한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다른 지방의회에서는 어려운 지방재정 등을 감안해 국외 업무 여비를 반납하거나 외유성 연수 차단 방침을 강화하는 가운데 인천에서만 외유성 장기 국외 연수를 떠나는 것에 대해 지역에서는 비판 여론이 비등하다.

시민단체인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 관계자는 “내년도 민생 복지 예산은 다 삭감해놓고 시 재정도 어려운 상황에서 의원들이 굳이 안 가도 되는 국외 연수를 왜 가는지 모르겠다”며 “낭비성으로 밖에 볼 수 없고, 의원으로서 자질이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한편 충북 음성군의회 초선 의원 2명은 지난 9월 국외 연수가 견문을 넓히는 효과는 있지만 연구보다는 외유 성격이 강하다며 국외 연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부산 기장군의회도 과거 제주도 등을 찾던 관광성 연수를 없애는 대신 전문가를 초청해 실무교육을 받았고, 경기도의회에서는 국외 연수시 타당성과 적합성을 사전 심사받도록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인천에서는 시의회뿐만 아니라 지난달 기초의회에서도 외유성 국외 연수 길에 올랐다가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인천 남구의회와 부평구의회는 일본, 중구의회는 베트남, 동구의회는 싱가포르, 서구의회는 프랑스와 이태리에 다녀왔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