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제주 전훈… 원터치 패스로 탈압박 전술 연마

입력 2014-12-19 14:00

“서 있지 말고 끊임없이 움직여라.” 울리 슈틸리케(60·독일) 한국축구 대표팀 감독이 훈련을 지휘할 때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다. 제주 전훈을 들여다보면 슈틸리케호의 전술적 지향점이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K리그를 비롯해 일본 J리그, 중국 슈퍼리그에서 활약하는 28명의 태극전사들을 대상으로 제주에서 전훈을 이끌고 있다. 패스와 탈압박, 조직력 구성까지 슈틸리케호의 훈련은 참신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훈련은 ‘원터치 패스’다. 훈련 때 선수들은 공 두 개를 활용한 11대 11 반코트 게임을 한다. 공이 2개이다 보니 선수들의 볼 터치 횟수가 배로 증가한다. 또 반코트에서 게임을 하기 때문에 압박의 강도도 배가된다. 선수들은 공을 잡으면 흐름을 끊지 않고 빠르고 공격을 이어갈 수 있도록 원터치로 동료에게 패스로 연결한다.

2002 한일월드컵 이후 ‘압박’은 아주 중요한 전술로 자리를 잡았다. 상대가 공을 소유하면 2~3명이 순간적으로 압박해 공을 빼앗는 ‘중원의 기싸움’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아시아 축구도 압박 강도가 높은 편이다. ‘슈틸리케호’가 내년 1월 9일 호주에서 개막하는 아시안컵에서 우승하려면 반드시 ‘탈압박’ 능력을 갖춰야 한다. 압박에서 벗어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이 바로 정확한 ‘원터치 패스’다.

슈틸리케 감독은 21일 오전 11시30분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강창학경기장에서 예정된 자체 평가전을 정식경기로 치를 계획이다. 관중으로부터 입장료도 받는다. 대표팀 관계자는 “슈틸리케 감독이 제주도민과 서귀포 시민들의 환대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입장료로 모인 금액을 이곳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해 기부할 계획”이라는 뜻을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체 평가전을 치른 다음날 호주 아시안컵에 출전할 최종 엔트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번 평가전은 선수들이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팬들로서는 ‘탈압박’에 치중한 태극전사들의 플레이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경기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