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총산에서 공산당의 약진을 이끈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일본 공산당 위원장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식민 지배와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면 전후(戰後) 세계 질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이 위원장은 1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가 내년 8월 15일 종전 70주년을 맞아 발표할 ‘아베담화’에 대해 “무라야마(村山) 담화의 핵심을 삭제한 듯한 담화를 낸다면 일본은 아시아와 세계에서 똑바로 살아갈 길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발표한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의 식민 지배 등에 사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더불어 “1993년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이 군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河野) 담화를 부정하면 일본 외교는 끝장”이라면서 “아베 총리가 ‘성노예는 근거없는 중상’이라고 한 것은 사실상 고노담화를 부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역사를 위조하는 아베 정권의 주장에 대해서는 단호히 부정하는 입장에 서야 한다”고도 말했다.
공산당이 이번 총선에서 약진한 원동력에 대해서는 “아베 정권 하에서 헌법을 파괴하는 폭주, 집단 자위권, 특정비밀보호법 등 문제가 이어졌고 아베노믹스는 ‘격차 확대’를 야기했다”면서 “아베 총리는 ‘이 길 밖에 없다’고 했지만 우리는 다른 길도 있다는 대안을 제시한 것이 평가받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시이 위원장은 2006년 역대 일본 공산당 위원장으로는 처음 한국을 방문해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에 헌화했다. 일한의원연맹 소속으로 한일 의원교류에도 힘써 온 친한파 의원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일본공산당 위원장 “아베, 침략·식민지 부정 잘못…군위안부 사죄하고 배상해야"
입력 2014-12-19 1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