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8일 “러시아 경제 위기가 2년 정도 지속될 것”이라며 “석유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 경제구조를 다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세계무역센터에서 송년 기자회견을 갖고 “러시아 경제와 루블화는 안정을 되찾으리라 본다”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2년 이상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와 중앙은행이 다소 뒤늦은 감은 있지만 당면한 경제 문제에 잘 대처하고 있다”면서 “중앙은행은 결코 외화를 탕진하지 않을 것이며 현재 외화보유액은 4190억 달러(460조원)로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현재 위기는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이지만 동시에 러시아가 경제를 아직 다각화하지 못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며 이번 경제 위기를 기회로 석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 판매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경제 위기의 원인이 서방의 경제제재라는 시각을 분명히 했다. 그는 “현 (경기위기) 상황에서 서구가 미친 영향은 25~30% 정도”라며 “외부적 요인이 개선된다면 러시아 경제는 더 빠른 회복세로 돌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구실로 러시아 내정에 개입하려 한다”며 “서방은 주변국에 대해 ‘제국’과 같은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루블화 안정을 위해 기업들이 달러를 쌓아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같은 조치가 강제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러시아 기업 총수들을 만나 달러를 내다팔라고 권유했다”며 “그중 한 명이 ‘30억 달러(3300억원)를 풀어 루블화를 안정시키겠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AP통신은 지난 9월부터 가택 연금 중이던 블라디미르 예브투셴코프가 기자회견 수 시간 전 석방됐다고 전했다. 예브투셴코프는 러시아 재벌기업인 시스테마 홀딩스 대표로, 계열사인 바시네프트와의 금전 거래에서 돈세탁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푸틴이 대기업 총수들의 ‘숨통’을 틔워 줘 보다 빠른 시일 내에 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날 시스테마 주가는 30% 이상 급등했다.
푸틴의 발언으로 루블화 폭락세는 다소 주춤해졌다. 이날 달러대비 환율은 전날보다 0.34% 하락한 61.349루블로, 루블화 가치가 소폭 상승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푸틴 "러시아 경제 위기 2년 지속될 것"
입력 2014-12-18 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