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 돼지도 양성반응… 구제역 위기에서 ‘경계’로 격상

입력 2014-12-18 17:06

지난 3일 충북 진천군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음성 청주 천안 등 인근 지역으로 확산돼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돼지 구제역 위기경보는 2단계인 ‘주의’에서 3단계인 ‘경계’로 격상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구제역이 충북 증평 돼지 사육농가에서 이달 들어 9번째로 양성반응이 확인되는 등 구제역이 확산 조짐을 보임에 따라 위기경보를 높였다고 18일 밝혔다.

구제역이 최초로 확인된 지 15일 만이다.

경계 단계에서는 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발생 시·도 및 연접 시·도 주요도로에 통제초소를 설치하게 된다. 축산농가에 모임 자제를 권고도 한다. 농식품부는 구제역의 확산을 막기 위해 충북 진천·청주·증평·음성, 충남 천안·아산·공주, 경기 안성, 세종 등 9개 시·군에서 긴급 예방접종을 실행한 데 이어 2차 백신을 보강 접종하기로 했다.

또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이는 돼지를 중심으로 살처분하고 백신접종 실시여부와 항체 형성률 등을 고려해 해당 사육농가나 농장 전체로 살처분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문제는 긴급 예방접종과 2차 보강 접종이 농가 자율에 맡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농식품부는 구제역이 발생한 인근 농가들이 외부인의 출입을 꺼리고 있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하고 난 뒤 남는 공병을 통해 백신 접종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농가에서 백신 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구제역 확산은 전국으로 퍼질 가능성도 있다.

음성군 원남면의 한 양돈농가에서는 이날 발등에 염증이 생기는 등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이는 어미 돼지 10여 마리가 발견됐다. 이 농가는 120여 마리의 돼지를 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농장 반경 500m에는 양돈 농가가 없다.

청주 오창의 한 양돈농가도 “8마리의 돼지에서 발굽 출혈과 수포 증상이 나타났다”고 방역 당국에 신고했다. 이 농장은 5개 축사에서 5400여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충남 천안의 한 돼지농장에서도 구제역 증상이 발견됐다. 전날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된 천안 수신면 농가에서 3.2㎞ 떨어진 천안 동면 화계리 농장에서 돼지 4마리가 구제역 증상을 보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구제역 발생은 백신 접종에 소홀한 농가나 백신을 접종했지만 항체가 형성되기 전 돼지에 침투한 경우”라며 “상황을 지켜보며 구제역이 확산되지 않도록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