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8일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파문 이후 정치권 등이 요구하는 인적 쇄신에 대해 “귀를 닫고 있는 것은 아니고 여론을 잘 듣고 있다”고 밝혔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여러분들이 제시하는 여러 쇄신안, 언론에서 제시하는 방안, 그런 고귀한 의견들에 대해 눈여겨 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청와대가 청와대 비서진·내각 개편 등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정치권 요구와 여론 추이를 주목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정홍원 국무총리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 가능성에 대해 “그런 움직임을 알지 못한다”고 했던 전날 분위기와는 명백한 차이가 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청와대 안팎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파문에 대한 검찰 수사가 완전히 마무리되고 집권 3년차를 시작하는 내년 초쯤 개각 등 인적쇄신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분위기 일신을 위한 인적 쇄신과 개편은 언제나 고려대상”이라며 “하지만 최근 불거진 상황과는 직접 연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내부의 청와대 쇄신 목소리도 계속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 승리 당시의 약속을 잘 지키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국민 앞에 겸허히 반성하고 잘못된 관행과 제도와 조직은 과감히 고치면서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 친박(친박근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집권 중반기마저 각종 의혹에 발목이 잡혀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며 “국정 동력을 추슬러 올리기 위해서라도 쇄신 방안과 정국 수습책을 내놔야 한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
남혁상 권지혜 기자 hsnam@kmib.co.kr
청와대 "(인적쇄신요구) 귀 닫지 않고 여론 잘듣고 있다"
입력 2014-12-18 1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