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김포시 애기봉에 성탄절 트리 등탑을 재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한기총은 애기봉에 세워져 있던 등탑을 군이 안전상의 이유로 철거하자 같은 자리에 등탑을 세워 23일 오후 점등식을 가질 예정이었다.
국방부는 18일 “한기총이 성탄절 트리 등탑을 재설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기총이 성탄절 등탑 설치를 포기한 것은 북한의 위협에 불안감을 느낀 김포시민들의 반대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시는 “북한의 위협으로 김포시 전체가 걱정과 불안에 휩싸이고 경제적인 피해도 있었다”며 한기총의 등탑 재설치를 반대한다는 서한을 국방부에 보내기도 했다.
북한은 매년 성탄절 전후로 기독교단체들이 애기봉에 성탄절 트리가 점등하면 조준사격하겠다고 위협해왔고 몇 년 전에는 실제 조준타격할 조짐을 보여 군 당국이 바짝 긴장하기도 했다. 올해는 애기봉을 관할하는 해병 2사단장이 철탑을 철거해 기독교계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애기봉 등탑은 6·25전쟁 직후 어느 병사가 이곳 소나무에 성탄트리를 만들어 불을 밝힌데서 유래했으며 박정희 대통령 때인 1971년 장병의 신앙생활을 위해 30m 높이의 철탑을 세워 매년 점등식을 해왔지만 2004년 이후 실시되지 않았다. 2010년에 성탄절 등탑 점등식이 재개됐으나 2011년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2013년에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으로 각각 실시되지 않았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한기총, 애기봉 성탄 트리 재설치 않기로…주민 반대 받아들여
입력 2014-12-18 17:08 수정 2014-12-18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