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퍼엔 후원 쏟아지는데… 남자는 스타·유망주 모두 ‘스폰서난’에 허덕

입력 2014-12-18 16:39

프로골퍼에겐 기업체의 후원도 상당한 수입원이다. 상금 수입이 적어도 후원금으로 안정적인 투어생활을 할 수 있는데다 상위권에 들면 인센티브도 짭짤하다. 통상 우승하면 상금액의 70%, 5위내에 들면 50%의 보너스가 주어진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4관왕 김효주(19·롯데)는 인센티브로만 10억원을 챙겼다. 이 때문에 프로선수는 주 스폰서 이름을 모자 정면에 새기고는 각종 대회와 행사장에 나타난다. 반대로 스폰서가 없는 선수는 그 자리를 비워 둔다. 선수들은 스폰서가 있고 없는 게 선수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한다.

한국 남녀프로골프가 흥행면에서 극심한 대조를 보이는 가운데 기업체 후원도 여자선수 쏠림현상이 여전하다. 내년 시즌을 앞두고 올 시즌 최대어 김효주는 롯데와 5년간 65억원에 재계약했다. 물론 인센티브는 별도다.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가 얼마가 될지 알 수 없기에 ‘100억원대 계약’이라는 말도 나왔다.

2016년 은퇴 계획을 밝힌 박세리(37)는 16일 하나금융그룹과 계약했다. 지난 9월 KDB금융그룹과 계약이 끝난 뒤 골프인생 마지막 후원사로 하나금융그룹을 택한 셈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9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요코하마타이어클래식에서 우승한 허미정(25)을 영입한데 이어 LPGA투어 퀄리파잉(Q)스쿨에서 수석 합격한 호주교포 이민지(18)를 새 식구로 맞았다. LPGA 멤버인 유소연(24), 박희영(27)과도 재계약에 합의했다.

인천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박결(18)은 NH투자증권의 후원을 받게 됐다. 이미림(24)은 우리투자증권이 NH농협증권과 합병하면서 NH투자증권이라는 이름을 모자에 새겨 넣었다. 전인지(20)는 하이트진로와 재계약했다.

한화는 올해 2승을 거둔 이민영(22), 데뷔 9년 만에 우승한 윤채영(28)과 재계약을 맺었다. L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지은희(28), 강혜지(24), 신지은(22)과도 계약을 연장했다.

하지만 남자선수들은 여전히 찬밥신세다. 일본투어로 옮긴 양용은(42) 조차 5월 KB금융그룹을 떠난 뒤 스폰서가 없다. 올해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대상과 상금왕을 따낸 김승혁(28)을 비롯해 이수민(21) 이창우(21) 등 유망주들도 스폰서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시드권만 있으면 대부분 선수가 스폰서가 따르는 여자프로에 비해 남자는 절반이 채 안된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