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개치고 있는 과격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집단학살 만행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 부족원 수백명을 집단학살하는가 하면, 강제결혼에 응하지 않는다고 여성 150명을 숨지게 한 일도 드러났다.
영국 BBC 방송은 국제인권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를 인용해 시리아 동북부의 데이르 알 주르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쉐이타트 부족원 230여명의 시신이 한꺼번에 묻힌 현장이 발견됐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OHR은 이들이 지난 8월에 숨진 것으로 보이며, 당시 도망쳤던 부족원들이 최근 고향에 돌아가서 학살 현장을 발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족원들은 당시 IS에 협조하지 않아 학살됐으며, 심지어 병원에 입원한 부족원들까지 끌려나와 죽임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이전에 사망이 확인된 부족원까지 합하면 지난 여름 이후 900명 이상의 쉐이타트 부족원이 IS에 의해 살해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실종 상태에 있는 부족원이 수백명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IS는 이라크 서부 알 안바르 지역에서는 IS 전사와의 결혼을 거부한 여성 150명을 집단 살해했다. 이라크 인권부는 16일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임신한 여성을 포함해 최소한 150명이 이슬람 전사와 결혼을 거부한 뒤 IS 대원 한 명에게 총살을 당했다”며 “주변의 다른 지역 여성들도 살해 협박으로 이주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IS는 최근 알 안바르 지역에서 급속히 세를 확장하고 있어 비슷한 일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IS는 여성들을 ‘전리품’ 마냥 전사들에게 나눠주거나 인신매매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납치 및 결혼을 강제하고 있다.
IS는 지난달에도 같은 지역에서 알 부 니므르 부족에 대한 학살극을 벌여 성인 남성 40명, 여성 6명, 어린이 4명 등 모두 50명을 사살했다. 이 부족의 한 노인은 “마을 사람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한 명씩 공개적으로 살해했다”고 증언했고 안바르 주정부 관리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잔혹한 IS… 한 부족원 수백명 집단학살, 여성 150명 살해까지
입력 2014-12-18 1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