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하게 생겼잖아요. 옛날 같으면 쳐다보지도 않을 얼굴인데 요즘은 많이 달라졌죠. 이상한 놈이 툭 튀어 나와서 쟤가 뭐지? 하면서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아요. 감사하게도 시대를 잘 타고 난 거죠.”
영화계와 방송가에서 요즘 가장 핫한 배우를 꼽자면 김우빈(25)을 빼놓을 수 없다. 영화 ‘친구 2’와 드라마 ‘신사의 품격’ ‘학교 2013’ ‘상속자들’ 등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24일 개봉되는 영화 ‘기술자들’의 주인공을 맡은 그를 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한 카페에서 만났다. “요즘 잘 나가는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그는 “특이한 외모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의 두 번째 영화 ‘기술자들’은 김우빈의, 김우빈에 의한, 김우빈을 위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김홍선 감독은 김우빈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한다. 그의 이미지만큼이나 스타일리시하고 유쾌한 오락영화다. 그가 맡은 역할은 어떤 금고든 척척 여는 명석한 두뇌를 가진 금고털이범 지혁이다. 모델 출신답게 188㎝의 큰 키에 늘씬한 몸매, 강렬한 눈빛, 살인 미소 등 자신의 매력을 스크린에서 마음껏 뽐낸다.
5억 원대의 봉황상을 훔치기 위해 고층 건물에서 뛰어내리고, 세관에서 경찰을 피해 자동차 질주극을 벌이고, 심지어 바다로 뛰어들기까지 한다. 폭파 장면 등 위험한 촬영이 많았다. “정말 위험한 장면을 제외하고는 90% 정도 직접 연기했어요. 체력적으로 힘들기는 했지만 감독께서 평소 저의 캐릭터대로 하라고 주문해 즐겁고 행복하게 촬영했어요.”
모델로 활동하다 배우로 변신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연기 수업을 받기도 했지만 늘 어려워요. 배역이 정해지면 혼자서 백문백답을 해요. 좋아하는 음식과 취미 등 100가지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하다보면 등장인물에 가까워져요. 지혁도 그런 식으로 상상하고 질문하면서 제 나름의 캐릭터를 만들어 나간 거죠.”
지금까지 역할은 다소 반항아적인 기질에 액션이 많았으나 정작 좋아하는 장르는 가슴 따뜻하게 하는 작품이란다. “제가 평소 집에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면서 조용히 지내요. 심심할 땐 그림도 그리고요. 이제 연기의 시작이니 제 색깔을 갖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뭉클한 휴먼스토리 같은 작품도 하고 싶어요. 모델 일도 병행하고 싶고요.”
영화 속 지혁은 ‘완벽남’이지만 싸움을 못해 많이 두들겨 맞기도 한다. 그는 “다소 허술한 구석이 있는 주인공”이라며 “모든 걸 너무 잘하면 재미가 없고 인간미도 좀 떨어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런 그에게도 고민은 있을 터. “연기는 정답이 없는 거 같아요. 완성작을 보면 항상 아쉬워요. 다른 욕심은 없고 어떻게 하면 배역을 좀 더 잘 풀어낼 수 있을지 고심하고 노력해야죠.”
새해 계획을 묻자 “올해는 믿음 주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기도했는데 너무 많은 축복을 받았다”며 “내년 2~3월 개봉되는 영화 ‘스물’ 홍보에 이어 계속 바쁜 한해가 될 것 같다. 내 자신을 다잡고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영화 ‘기술자들’ 김우빈 “내가 잘나가는 건 특이한 외모 때문”
입력 2014-12-18 15:10 수정 2014-12-18 1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