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광복 1775일’이란 제목의 책을 냈다. 1945년 8월 15일 광복이 된 날부터 1950년 6월 24일 6·25전쟁이 발발하기 전날까지 1775일을 편년체 형식으로 기록한 책이다.
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이 회장은 “나이를 먹으면 회고록을 쓰던데, 전부 고생하다가 성공했다는 얘기뿐”이라며 “그런 책은 이미 많으니 우리가 살아온 역사에 대해 모범이 될만한 책을 하나 만드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출간 배경을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해 자신의 호를 딴 출판사 우정문고를 설립하고 첫 책으로 ‘6·25전쟁 1129일’을 출간했다. ‘광복 1775일’은 그 책의 앞 시기를 다룬다. 이 회장은 말년에 역사서, 특히 현대사에 매달리고 있는 이유에 대해 “행위자의 행위가 역사가 돼야 하는데, 서술자의 서술이 역사가 되고 있다”면서 “6·25를 체험한 마지막 세대가 우리들이라는 점에서 실제 있었던 일을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의 역사가 어떻게 출판사마다 다를 수 있고, 어떤 역사책은 데모를 해서 못 보게 한다니 놀랍다”며 “최소한 6·25 정도는 한 쪽으로 통일된 역사여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책은 광복과 미군정, 분단, 대한민국정부 수립 등으로 요동친 1775일 동안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하루하루를 한국, 북한, 국제영역으로 나눠 기술했다. 총 3권이고, 국내외에서 수집한 사진자료들이 많이 수록됐다. 자료 수집과 원고 작성은 출판사 편집자들이 담당했다. 이 회장은 편저자로서 1주일에 한두 번 편집자들과 만나 자료를 검토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스스로 “한국의 뿌리를 만든 1775일”이라고 평가한 이 기간 중 가장 중요한 일로 1950년 3월에 단행된 농지개혁을 들었다. 그는 “한국 역사에서 최초로 이뤄진 제대로 된 농지개혁이었고, 당시 최소 50%에 달했던 소작인들이 생전 처음으로 자기 논을 가지게 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농지개혁으로 자기 논과 자기 농사를 갖게 된 국민들은 정부를 지지하게 됐고 애국자가 됐다. 그 힘이 6·25 전쟁을 이긴 힘이 되었고, 전쟁 후 경제를 발전시켜온 힘이 됐다는 게 이 회장의 분석이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 ‘광복 1775일’ 출간
입력 2014-12-18 1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