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남·여 선두체제 굳힌 모비스·우리은행, 무엇이 닮았나?

입력 2014-12-18 15:31
남·여 프로농구에서 선두 체제를 굳힌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왼쪽과 춘천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남녀 프로농구에서 울산 모비스와 춘천 우리은행이 나란히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두 팀은 감독의 뛰어난 지도력과 혹독한 훈련이라는 공통점으로 리그를 평정하고 있다.

모비스는 지난달 2일 선두에 오른 후 18일까지 단독 1위를 질주 중이다. 27경기를 하는 동안 11연승을 포함해 21승을 거뒀다. 우리은행은 더 놀랍다. 개막 후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승률이 ‘1’이다. 개막 후 14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2006년 겨울리그에서 작성한 팀 창단 이후 최다 연승(12연승) 기록을 넘어섰다. 두 경기만 더 이기면 2003년 여름리그에서 삼성생명이 세운 리그 최다 연승(15연승)을 깨게 된다.

모비스와 우리은행이 최강 팀이 된 데에는 사령탑들의 역할이 가장 크다는 평가다. 모비스 유재학(51) 감독과 우리은행 위성우(43) 감독은 혹독한 훈련을 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모비스는 시즌 중에도 새벽·야간 훈련을 빼놓지 않는 팀이다. 우리은행은 비시즌 기간 하루 8시간 이상 강훈련을 실시해 다른 팀들이 혀를 내두르고 있다.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하지 않는 팀플레이와 수비 조직력을 강조하는 것도 공통점이다. 유 감독은 현역 최다승 사령탑으로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는 것으로도 이름이 높다. ‘만 가지 수’를 갖고 있다는 뜻인 ‘만수(萬數)’가 닉네임일 정도다. 2012년 부임한 위 감독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압박 수비를 쓰면서 만년 하위 우리은행을 1위로 올려놓았다.

모비스와 우리은행의 경기를 보면 한 선수가 다른 선수보다 월등히 득점을 많이 하는 경기가 별로 없다. 모비스는 지난달 15일 고양 오리온스전에서 10년 만에 선수 4명이 20점 이상씩 넣는 기록을 세웠다. 우리은행은 외국인 선수 두 명 외에 박혜진과 임영희가 득점에 가세해 상대를 주눅 들게 한다. 위 감독은 “한 선수가 40점을 넘으면 화려하게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팀은 죽는다”며 “코트에 있는 5명 모두가 일을 나눠 해야 승리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두 팀은 조직력과 수비 농구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모비스에서 사제지간이었던 유 감독(스승)과 위 감독(제자)은 인천아시안게임 감독으로도 함께 차출돼 한국에 남녀 농구 동반 금메달을 안겼다. 일각에선 너무 오래 팀을 비워 조직력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충실히 다져놓은 체력과 조직력으로 모비스와 우리은행은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 3연패라는 공통 목표에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