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 사건의 장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눈물을 흘렸다. 조 전 부사장은 뼈 속을 후빌 정도로 혹한이 몰아진 17일 오후 1시50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하면서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한 채 고개를 숙였고, 이 때 흘러내린 눈물이 콧등에 맺혔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지난 5일(미국 현지시간) 대한항공 KE086 여객기 일등석에서 벌어진 상황과 램프리턴(탑승게이트로 항공기를 되돌리는 일)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검찰은 이 과정에서 조 전 부사장이 승무원의 어깨를 밀치거나 책자 케이스로 사무장의 손등을 찍었다는 등 폭행이 있었다는 참고인 진술 내용과 관련해 집중 추궁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12일 국토부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폭행·욕설 의혹에 대해 “처음 듣는 일”이라고 답했었다.
조 전 부사장은 4시간 넘게 검찰 조사를 받다가 오후 6시30분쯤 검찰 청사 안에서 도시락을 시켜 저녁을 먹은 뒤 심야까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항공기가 ‘램프리턴’하는 과정에서 조 전 부사장이 위력으로 업무를 방해했는지, 항공법을 위반했는지 등도 따졌다. 그러나 그가 어떤 진술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조 전 부사장은 앞선 국토부 조사에서 램프리턴을 지시하지는 않았고 사무장에게 내리라고만 했다고 진술했으며, 실제로 당시 사무장이 기장에게 직접적으로 리턴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는 결국 조 전 부사장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 및 증언이 나온 만큼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의 혐의 입증에 주력했다. 검찰은 이 밖에도 대한항공 관계자들이 사무장 등에게 거짓진술을 하라고 회유하는 과정에 조 전 부사장이 개입했는지도 추궁했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조사는 이날 자정 넘어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검찰은 기장과 승무원, 사무장, 일등석 승객 등 참고인 및 고발인 10여명을 상대로 사실관계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과 참고인 간의 대질 조사는 하지 않기로 했다. 지호일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눈물
입력 2014-12-17 2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