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융캉 다음 ‘호랑이’ 링지화 잇단 공개활동… 처벌 면하나

입력 2014-12-17 16:51

최근 당적 박탈을 당한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 이후 다음 ‘호랑이’로 지목된 링지화 당 통일전선부장이 최근 잇따른 공개 활동으로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7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이론 잡지 구시(求是)는 최신호(15일자)에 링지화가 쓴 민족정책에 관한 논문을 게재했다. 지난 9월 열린 당 중앙민족공작회의에서 발표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연설을 해설하는 내용이다. 논문은 “시 주석의 중요 연설을 학습하고 철저히 관철하는 게 민족부흥의 유일하고 올바른 길”이라고 강조하는 등 지도부에 대한 충성을 맹세했다. 링지화는 논문에서 시 주석을 16번이나 거론했다. 일각에서는 링지화의 ‘백기투항’으로 해석하고 있다.

링지화는 지난 1일 공산당 통일전선부 행사에 이어 5일에는 시 주석이 주재한 당외인사 좌담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링지화는 친형 링정처가 중대 기율위반으로 조사를 받는 등 가족 및 측근들이 잇따라 사정 당국의 조사를 받으면서 사면초가에 몰린 상황이다. 특히 최근에는 사업가인 링완청이 체포된 상황이다. 싱가포르국립대 보즈웨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공산당 잡지에 링지화의 논문이 게재됐다는 사실은 형제들이 조사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링지화 자신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링지화는 2012년 가을 개최한 제18차 당 대회에서 정치국 진입이 유력했지만 아들 링구의 교통사고 은폐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치국원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